중국 정부의 삼원계 전기차배터리 안전성 조사에 한국 기업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원계 전기차배터리는 한국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전기버스 등에 주로 공급하는 제품인데 최근 중국정부가 안전성을 지적하며 보조금을 중단해 한국기업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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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삼성SDI는 이번 조사를 통해 삼원계 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중국 전기차배터리 사업에서 큰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베이징에서 열린 제1차 ‘한중 자유무역협정 무역기술장벽 위원회’ 회의에서 삼원계 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 조사에 한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기술장벽위원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에 한국 정부가 우리나라 기업도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중국 쪽의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삼원계 배터리 조사에 참여하려는 것은 이들이 생산하는 삼원계 전기차배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직접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삼원계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의 화재사고로 삼원계 방식의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을 재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안전성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삼원계 전기차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문제는 이 삼원계 전기차배터리가 한국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전기버스업체에 주로 공급해온 배터리 종류라는 점이다.
삼성SDI를 비롯한 한국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은 중국에 공급하는 삼원계 전기차배터리 물량이 줄어 실적에 큰 타격을 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업계에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주로 리튬인산철 방식의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어 일종의 무역장벽을 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 기업의 전기차배터리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히며 한국기업이 직접 조사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삼성SDI는 삼원계 이슈로 중국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확대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조사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특히 전기버스를 중심으로 중국 전기차배터리시장을 공략해 왔는데 삼원계 이슈가 터지면서 중국 공장에 대한 추가 증설계획도 보류한 상태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도 이번 중국 삼원계 배터리 안전성 조사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삼원계 배터리의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중국 정부가 별다른 명분이 없어진 만큼 다시 삼원계 전기차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SDI는 올해 중국 삼원계 배터리 이슈가 해결되느냐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매출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중국 전기버스사업의 리스크로 전기차배터리 매출이 최대 15%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중국 전기차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