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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선 CJ오쇼핑 대표이사 |
CJ오쇼핑이 시가총액에서 신세계를 앞질렀다. 오프라인 매장이 전혀 없는 CJ오쇼핑은 백화점 10개를 보유한 신세계를 밀어내고 ‘4대 유통주’에 올랐다.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바뀌고있는 데 힘입어 CJ오쇼핑은 해외진출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이용해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CJ오쇼핑은 12일 기준으로 시가총액 2조1494억 원으로 코스닥 4위에 올라있다. 신세계의 시가총액은 2조626억 원으로 CJ오쇼핑과 비교해 870억 원 가량 뒤진다.
CJ오쇼핑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신세계와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7일이다. 두 회사는 2조2천억 원대의 시가총액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뒤 다음날 CJ오쇼핑이 20억원 차이로 앞서나가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한 달여간 CJ오쇼핑은 시가총액 차이를 870억까지 벌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월 초만 해도 신세계가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으나 5월부터 CJ오쇼핑에 전세가 역전된 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하나도 없는 CJ오쇼핑이 전국 10개의 백화점을 가진 신세계를 이긴 것이다.
신세계를 제치면서 CJ오쇼핑은 롯데쇼핑(9조5천억 원), 이마트(7조 원), 현대백화점(3조 원)에 이어 네 번째 유통주가 됐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과 하이마트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전국 각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있다. ‘유통주 빅4’중 유일하게 CJ오쇼핑만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통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소비침체와 패턴의 변화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게 사실"이라며 "똑똑해진 소비자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현명한 소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유통채널의 주가전망이 더 밝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회사들은 백화점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홈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경향에 따라 CJ오쇼핑이 현대백화점을 제치고 ‘빅3’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오쇼핑은 지난달 4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사모펀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 홈쇼핑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2009년 인도에 진출했고 그보다 먼저 2004년 중국에 진출하며 처음 해외 발걸음을 뗐다. 해외사업이 확대되는 것도 CJ오쇼핑이 유통주 ‘빅3’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해선 CJ오쇼핑 대표는 지난 9일 “올해는 CJ오쇼핑의 해외진출 10주년을 맞는 해”라며 “해외 네트워크와 글로벌 상품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C를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CJ오쇼핑은 해외소싱사업을 통한 차별화된 글로벌시장 공략으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오쇼핑은 계열사 CJ E&M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얻고 있다. CJ E&M의 18개 케이블채널에 등장한 제품을 CJ오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온스타일’ 채널에서 디자이너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이 프로그램 우승자의 옷이 지난달 CJ오쇼핑을 통해 판매돼 10분 만에 매진됐다.
유통주 가운데 5위로 밀려난 신세계는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의 추격을 받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시가총액은 1조7천억 원으로 신세계의 84% 정도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신세계를 뒤쫓고 있다. GS홈쇼핑의 시가총액은 1조6천억 원으로 현대홈쇼핑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