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인터넷 콘텐츠사업에 대한 ‘죽의 장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진출 확대를 노려온 국내 미디어콘텐츠기업들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CJE&M 주가는 29일 직전 거래일보다 3.91%(2800원) 오른 7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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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 CJE&M 대표이사. |
CJE&M은 주가는 지난달 말만 해도 9만 원대 중반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20% 가량 하락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E&M 주가가 이날 모처럼 반등한 것은 방송부문 광고단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CJE&M을 비롯해 중국사업 성장성에 주목을 받았던 국내 미디어·콘텐츠·엔터테인먼트기업의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중국계 합자기업의 인터넷 콘텐츠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중국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는 최근 ‘온라인 출판 서비스 관리 규정’을 발표하며 3월10일부터 외국계 및 외국계 합자기업의 인터넷 콘텐츠사업을 금지하기로 했다.
온라인 출판물의 대상은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음원, 동영상, 도서, 신문, 잡지, 전자 출판물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외국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에서 합자기업을 통해 각종 인터넷 출판물 사업을 펼쳐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번 조처에 따라 중국 본토기업만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도 중국 당국의 사전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또 중국기업이라도 회사 서버를 중국 본토에 둬야 하고 최고경영자도 중국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으로 규정이 더욱 강화됐다.
애플이나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중국사업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중국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운영을 맡아줄 중국 기업을 찾아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콘텐츠 산업 규제강화에 따른 파장에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콘텐츠 미디어 관련 기업의 주가 하락과 관련해 “신규 법안은 작년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동으로 제정한 온라인 출판 관련 해외 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는 기존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터넷 콘텐츠 규제안은 주로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므로 한국업체들이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작법인(JV) 형태의 중국 진출은 직접적 규제 사항이 아니고 이미 심의를 받고 방영되는 드라마나 영화 등은 신규 해당 사항이 없다”며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게임 대부분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출시해 게임업체의 중국 진출에도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인터넷 콘텐츠 관련 사업에서 당장 타격을 입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중국진출이나 사업확대에서 위축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올해 안에 구글플레이 재오픈을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정부의 결정에 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