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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수익 나빠져 손해보험사는 심사강화, 생명보험사는 판매중단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1-06-27 16: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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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을 앞두고 실손의료보험 가입심사기준을 강화하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높은 상황에서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손보험 수익 나빠져 손해보험사는 심사강화, 생명보험사는 판매중단
▲ 주요 손해보험사 로고.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과 함께 실손의료보험 가입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실손의료보험 가입심사를 강화해 신규가입 장벽을 높이면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가입심사를 까다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실손의료보험 가입 때 61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던 진단심사 기준연령을 51세로 낮췄다.

나아가 7월부터 판매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도 이런 기준을 적용할 지 검토하고 있다. 3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가 중단되는 만큼 심사기준 변경은 4세대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손의료보험 심사기준 강화는 고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단심사 대상 인원이 많아지면서 방문진단심사를 서류진단심사로 바꾼다고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가 필요한 만큼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까다로워진 셈이다. 방문진단심사는 고객이 보험사에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아 보험가입을 심사하는 제도다. 

2020년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405만 건, 현대해상 578만 건, DB손해보험 480만 건, KB손해보험 401만 건, 메리츠화재 427만 건 등이다. 이 5개 손해보험사가 보유한 실손의료보험 계약은 전체 손해보험사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의 약 80%에 이른다.

상위 5곳의 손해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이들 모두가 실손의료보험 가입심사를 강화한다면 실손의료보험에 새로 가입하거나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한화손해보험이나 롯데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이미 방문진단심사 대상 나이를 20세 또는 만 21세 등 크게 낮춰 적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심사기준을 강화한다면 생명보험사들은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실손의료보험 취급을 멈춘데 이어 24일에는 동양생명이 실손의료보험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ABL생명도 실손의료보험 판매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ABL생명이 판매중단 대열에 합류한다면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는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와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등 5곳만 남게 된다.

앞서 라이나생명과 오렌지라이프, AIA생명 등은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일찌감치 실손의료보험을 포기했다. 2017∼2018년에는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판매를 중단했다.

실손의료보험이 생명보험사의 주력상품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생명 등 대형생명보험사 3곳의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건수가 100만~200만 건 수준이고 나머지 생명보험사들은 많아야 10만 건에서 20만 건 사이다.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가입장벽을 높이거나 실손의료보험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은 실손의료보험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분기 132.6%로 2020년 1분기(130.5%)보다 소폭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료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 보험사는 벌어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이 커져 적자를 보게 된다.

생명보험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7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도입되는 것도 이런 적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실손의료보험은 2009년 10월까지 판매된 1세대 '구 실손의료보험'과 2017년 3월까지 시판된 2세대 '표준화 실손의료보험', 이달 말 판매가 종료되는 3세대 '신 실손의료보험'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구 실손의료보험과 표준화 실손의료보험은 보험료가 다소 비싸지만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고 갱신주기가 길다. 반면 신 실손의료보험은 자기부담금이 높아진 대신 보험료가 저렴하다. 

7월1일부터 판매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항목의 보장범위가 크게 제한된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타지 않았다면 다음해 보험료가 5% 할인되지만 반대로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 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4배 수준까지 오른다.

진료비 자기부담비율도 상향됐다. 급여부문 자기부담률은 10~20%에서 20%로, 비급여부문 자기부담률은 20~30%에서 30%로 높아진다. 비타민, 영양제 등 비급여 주사도 약사법령상 허용될 때만 보장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당장 다음 달부터 판매되지만 적자구조를 해결해줄 것이라 보는 보험사는 사실상 없다"며 "손실규모가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중소형 보험사들이 있어 생명보험사에서 나타나는 판매중단 현상이 손해보험사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자기부담금이 낮은 기존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으로 갈아타지 않는 이상 수익 개선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세대 실손의료보험 비율은 20%이며 지금은 절판된 1~2세대가 80%가량이다. 과거에 출시된 실손의료보험일수록 보험사의 적자폭이 큰 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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