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이 한온시스템 매각을 통해 ‘볼트온전략’ 성공사례를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매각은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의 지분 50.5%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들고 있는 19.49% 등 한온시스템 지분 69.99%가 모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9조5천억 원 수준으로 매물로 나온 지분 69.99%의 시장가치만 약 6조6천억 원에 이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8조 원을 웃도는 인수합병 거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약 2조8400억 원에 한온시스템 지분을 사들였다.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가치는 4조8천억 원가량이다.
단순 지분가치 차익만 2조 원에 이르는데 한앤컴퍼니는 2015년 결산배당을 시작으로 2021년 1분기 분기배당까지 한온시스템으로부터 배당금 약 4700억 원을 수령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더라도 시세차익과 배당수익만으로 100%에 가까운 투자수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 및 열관리분야에서 세계 2위 업체이며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필요한 열관리시스템과 관련해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온시스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후보자들도 친환경차 관련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한온시스템의 친환경 차 부품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FP&C)사업부를 인수하는 볼트온전략을 펼쳤다.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는 자동차 동력전달계(파워트레인) 냉각시스템과 트랜스미션시스템 등에 필요한 펌프와 전동 냉각팬부품을 생산한다. 친환경차기술 개발로도 잘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은 볼트온전략 덕분에 친환경차부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고 인수합병시장에서 여러 매수 후보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 셈이다.
한온시스템의 지분 매각은 22일 예비입찰이 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LG그룹과 SK그룹 등 국내기업과 프랑스 발레오, 독일 말레 등 해외 자동차 공조시스템 업체들이 한온시스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볼트온(Bolt-on)전략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있는 다른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말한다.
한상원 사장이 적극 활용하는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한 사장은 앞서 2013년 웅진식품 지분 74.75%를 약 1200억 원에 사들였다. 2014년 대영식품, 2015년 동부팜가야를 인수해 시장점유율 높이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2018년 약 2700억 원에 대만 퉁이그룹에 매각했다.
볼트온전략을 통해 5년여 만에 웅진식품 기업가치를 2배 이상으로 키운 것이다.
이 외에도 한 사장은 중고차시장에서 중고차금융, 렌터카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시멘트사업, 해운업 등에서도 볼트온전략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