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미국 증시의 급락에 크게 흔들렸다.
글로벌 증시가 한동안 강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증시, 미국발 충격에 흔들려
코스피 지수는 14일 전날보다 16.27포인트(0.85%) 떨어진 1900.01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장중 한때 1882.02까지 밀려났다. 장을 마감하기 직전 쏟아진 저가매수 물량에 힘입어 1900선에 가까스로 턱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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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14일 전날보다 16.27포인트(0.85%) 떨어진 1900.01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825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29거래일 연속으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297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투자자도 509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가운데 6곳의 주가가 이날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날보다 4.85%나 내려갔으며 삼성전자(-0.87%), 삼성물산(-1.07%), 현대모비스(-0.81%), LG화학(-2.87%) 주가도 하락했다.
현대자동차 주가는 전날보다 0.36%, 네이버 주가는 0.31% 올랐다. 한국전력과 삼성생명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84포인트(0.41%) 떨어진 683.1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674.29까지 급락했다가 683.49로 치솟는 등 널뛰기 흐름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는 177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 기관투자자도 285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는 49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다.
현대증권은 “국내 증시가 반등한 지 하루 만에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국내 증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변동성 확대 구간에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3일 전날보다 364.81포인트(2.21%) 떨어진 16151.4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48.40포인트(2.50%) 하락한 1890.28로 장을 마감했다. 양쪽 모두 지난해 9월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화 강세와 제조업 부진 등으로 미국과 중국 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 하락 등 저유가 악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요동치는 아시아 증시, 변동성 확대되나
미국 증시의 하락에 아시아 각국의 증시도 출렁거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4일 전날보다 474.68(2.68%) 떨어진 17240.95로 거래를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극심한 변동을 보이며 한때 1만6944.4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닛케이225지수가 17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3개월 만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58.05포인트(1.97%) 오른 3007.65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장중 2867.55까지 하락하는 등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이날 최저치는 증시 폭락 사태를 겪었던 지난해 8월보다도 낮은 것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0.43%, 대만 가권지수는 1.04% 각각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안팎으로 악재들이 범람하면서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 자체가 적어 매도세가 해소되기도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10원을 재차 돌파하고 중국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도 확대돼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의 수출지표 호전도 홍콩과 수출입 증가에 따른 만큼 투자자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9.4원 오른 1달러당 1213.4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5년6개월 동안 최고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