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내년 3월 국내에 출시하는 중형 세단 ‘탈리스만’의 작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그동안 세단에 SM(Samsung Motors)과 차급을 뜻하는 숫자를 조합해 차명으로 써왔다. 이때문에 ‘SM6’라는 이름이 가장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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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
하지만 탈리스만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만큼 다른 이름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최근 특허청에 SM6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완료했다.
자동차회사들이 보통 차이름을 정하기 전에 여러 이름을 등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SM6의 상표권 등록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르노삼성차는 SM6와 함께 SM1, SM2, SM4도 함께 등록했다.
탈리스만의 국내 이름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는 것은 SM6다. 기존 SM시리즈와 통일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SM6라는 이름을 쓸 경우 기존 SM5보다 한 단계 높은 차급의 차라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실제 탈리스만의 전장이나 전폭, 전고는 SM5와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SM7과 비슷하다.
탈리스만은 르노삼성차의 모기업 르노가 개발 단계부터 고급차시장을 겨냥하고 만든 차이기도 하다. 르노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르노가 생산하는 차 가운데 가장 크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탈리스만은 SM5로 나오기에는 아까운 고급차”라고 말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차가 QM3를 들여올 때 유럽에서 쓰이던 ‘캡처’라는 이름 대신 QM3를 선택했다는 점도 SM6로 이름이 정해질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당시 르노삼성차는 국내에서 QM5를 판매하고 있어 통일성을 주기 위해 차명을 QM3로 정했다.
하지만 SM6로 이름이 정해질 경우 가격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SM5보다는 비싸고 SM7보다는 싼 가격으로 차값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이 탈리스만을 통해 내수 3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가격이 너무 비싸도 안 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SM6로 이름이 정해질 경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판매간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M5와 SM7 사이에 새로운 차가 하나 끼어들면서 두 차의 판매량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가 삼성이 아닌 르노를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삼성을 연상시키는 SM을 떼고 탈리스만을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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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의 탈리스만. |
르노삼성차는 11월부터 전국에 있는 전시장을 기존 파란색 계열에서 르노를 상징하는 노란색 계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차가 삼성 브랜드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삼성그룹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 삼성카드가 르노삼성차 지분 19.9%만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르노가 소유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그동안 삼성 브랜드를 앞세워 국산차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르노삼성차는 매년 매출의 0.8%를 브랜드 사용료로 삼성에 주고 있다. 이 계약은 2020년에 종료된다.
주요 자동차 동호회 등에서는 SM6보다 탈리스만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아직 이름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