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비대면 금융상품 핵심 판매채널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모바일앱 '쏠'을 빅데이터 기반 핀테크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시행 뒤 모바일앱 자산관리서비스에 다양한 마이데이터 기반 신규 서비스를 도입해 활용성을 더욱 높이고 고객 유입에 박차를 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5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모바일앱 '마이자산'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마이자산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모바일앱에 대대적 개편작업을 통해 추가한 자산관리서비스로 올해 8월까지 440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시 단계부터 마이데이터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서비스인 만큼 신한은행이 내년에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사업 인가를 받는다면 이용자 증가에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진옥동 행장은 쏠 모바일앱이 단순한 금융거래 플랫폼을 넘어 토스나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앱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활용성 높은 서비스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를 위해 자산 조회와 관리, 금융상품 추천 등 주요 핀테크앱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마이자산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이용자가 대부분 신한은행 기존 고객이기 때문에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 이용자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마이자산으로 모아 활용할 수 있어 신한은행이 더 정확하고 자세한 자산관리 및 상품 추천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이 경쟁력 있는 자산관리서비스로 다른 금융회사를 주로 이용하던 고객도 쏠 모바일앱을 이용하도록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마이자산서비스가 고객을 신한은행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면 자연히 모바일앱에서 판매되는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 계열사 금융상품 가입도 이전보다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그룹이 추진하는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채널 강화 노력에 마이데이터 도입을 통한 모바일앱 기능 강화가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모바일앱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 높이기를 목표로 자산관리 솔루션 등 기능을 계속 확대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해 빅데이터 분석자료를 판매하는 등 데이터 관련된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확보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고객자산 분석 및 관리, 상품 추천 등에 활용한다면 경쟁사와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과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회사 대부분은 최근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절차에 속도를 붙이자 앞다퉈 모바일앱을 자산관리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며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만큼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에서 우위를 자신하기는 어렵다.
진 행장은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사업 정식 승인을 내리기 전까지 모바일앱에서 확실한 플랫폼 경쟁력을 구축해 이용자 이탈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신한은행은 최근 마이자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정지출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나 목표 금액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보유한 자산을 분산투자해주는 목돈마련서비스 등을 추가해 기능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 도입이 정식으로 승인되면 신한은행에서 제공하는 이런 서비스가 훨씬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공될 수 있어 활용성이 대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모바일앱 이용자 확보를 통해 노리는 궁극적 목표인 비대면 영업채널 강화도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힘이 실릴 공산이 크다.
진 행장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영업활동을 전담하는 디지털영업부도 신설하면서 쏠 모바일앱을 활용한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