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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의 성장정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모바일게임’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엔씨소프트가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리니지’와 ‘아이온’ 등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흥행한 게임들의 지적재산권(IP)을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하기로 했기 때문에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던진 승부수가 통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엔씨소프트의 DNA는 10년 넘게 PC온라인게임 사업에 집중해 모바일게임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 지스타에서 발톱 감춘 엔씨소프트
1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12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되는 ‘지스타2015’ 게임박람회 참가규모를 지난해보다 다소 줄였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에서 약 100여 개의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홍보에 가장 열을 올리는 이른바 ‘메인게임’ 타이틀은 PC온라인게임 ‘마스터X마스터’가 차지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발톱을 감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김택진 대표가 가장 기대하는 게임도 ‘마스터X마스터’가 아닐 것이라고 파악한다.
엔씨소프트가 내년 모바일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런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 첫번째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을 출시한다. 이 게임은 같은 이름의 PC온라인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개발한 것이다.
내년에는 오늘의 엔씨소프트가 있도록 한 ‘리니지’가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 돼 시장에 등장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2종이나 준비하고 있다.
◆ 김택진, 왜 ‘모바일 드라이브’ 거나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사업에 본격 나설 것라는 관측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다. PC온라인게임에 기대는 사업구조의 한계가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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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가 내년 상반기 대표작 '리니지'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2종을 내놓기로 했다. |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줄었고 영업이익은 38%나 급감했다.
반면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게임 사업을 본격화한지 2~3년 만에 실적 면에서 엔씨소프트를 앞지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매분기마다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3분기 매출은 2818억 원으로 엔씨소프트보다 거의 1천억 원 가량 앞선다. 올해 연매출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택진 대표는 최근 엔씨소프트 최대주주의 지위에 올라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만큼 김 대표의 책임감도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게임에만 집중할 경우 더 밀려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내부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본연사업인 게임의 특징을 살리면서 수익성도 만회할 최적의 카드가 모바일게임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모바일게임 성공밤정식 찾아내야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리니지’와 ‘아이온’ 등 다수의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출시를 약속한 모바일게임도 모두 이들 PC온라인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개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젠은 출시 15년이 지난 PC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을 모바일 버전으로 재해석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며 “리니지와 아이온 등의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되면 초반 흥행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내년을 기점으로 모바일게임 물량공세를 펼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넷마블게임즈와 넥슨 등도 이른바 '모바일게임 물량공세'를 앞세워 올해 큰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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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김성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리니지 이터널’의 비공개 테스트(CBT)가 예정돼 있어 출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2017년 초까지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게임이 계속 업계의 주목을 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15년 넘게 PC온라인게임만 고집해온 점은 모바일게임 사업 성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게임과 다른 모바일게임의 성공 방정식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엔씨소프트가 자금력을 앞세워 역량있는 개발진을 대거 끌어 모으고 있어 이런 문제도 능히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엔씨소프트의 북미지역 자회사인 ‘엔씨웨스트’도 최근 모바일게임 개발인력을 30여 명에서 100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리콘밸리의 유능한 인재들을 대거 확보해 단 시간에 흥행 모바일게임 공식을 습득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2012년 출시한 ‘다함께 차차차’가 흥행하면서 비교적 빨리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성공 방정식을 찾았다”며 “엔씨소프트도 이런 성공방정식을 찾아내는 것이 모바일게임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