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조 단위의 기술수출 계약을 연달아 발표하자 증권사들이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이 맺은 기술수출 계약은 신약을 개발하면서 임상단계를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그에 따른 보상을 추가로 받는 구조의 계약이다.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에 성공해야 계약된 금액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은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증권 전문가들 “한미약품 주가 더 오른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한미약품이 발표한 당뇨비만 치료 신약의 가치를 반영하면 한미약품의 적정 시가총액은 11조3천억 원”이라며 “한미약품의 주가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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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한미약품은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5일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와 5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데 이어 9일에는 얀센과 1조 원대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이날 78만4천 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이는 5일 종가 54만7천 원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현재 8조 원 수준이다. 구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30% 이상 더 오를 여지가 있다.
구 연구원은 “임상실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다음단계로 넘어갈수록 신약개발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며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임상단계가 진전될수록 한미약품 기업가치도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100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올렸다. 김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린 지 5일 만에 추가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김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풍성한 연구개발 활동과 사업확장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70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올렸다.
이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 한미약품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나
한미약품은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에 대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한미약품의 전략적인 선택이다.
신약개발은 보통 임상 3단계를 거쳐야 한다. 한미약품은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이 임상 3단계를 통과해야 계약된 금액을 모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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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연구원 출신으로 2010년부터 한미약품을 이끌고 있다. |
신약개발은 성공률이 높지 않은 과정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개발과정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들은 임상단계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회사와 기술수출을 맺은 신약 가운데 임상 2단계 이상 진행되고 있는 신약은 4개나 된다.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종류도 상품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이 얀센과 기술수출을 맺은 당뇨치료 신약은 당뇨와 비만을 동시에 치료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비만을 겪고 있다.
얀센이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은 이 상품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 신약이 비알콜성 지방간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특허기술을 통해 신약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약성분을 체내에 오래 남겨두게 만들어 약효의 지속기간을 늘려주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효가 오래 지속되기에 투여횟수와 투여량을 줄일 수 있어 신약의 상품성을 더욱 높여준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랩스커버리 기술이 앞으로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에 추가로 적용되는 일도 기대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