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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밑빠진 독' 롯데브랑제리 정리하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5-15 14: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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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며 ‘밑 빠진 독’으로 전락한 롯데브랑제리를 정리할까? 롯데브랑제리가 최근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다른 계열사와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밑빠진 독' 롯데브랑제리 정리하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에서 제빵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브랑제리가 롯데그룹 계열사와 합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지난달 30일 보유하고 있던 롯데건설 주식 12만8219주 전량을 호텔롯데에 넘겼다. 롯데브랑제리는 1주당 6만2962원에 처분해 총 80억7300만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지분율을 38.34%에서 38.74%로 조금 높이게 됐다.


롯데브랑제리는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업과 관계없는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매각이 계열사와 합병을 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해석을 내놨다. 롯데브랑제리는 계열사 지원을 받으며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적자탈출에 실패하자 더 이상의 지원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롯데브랑제리는 지난해 28억 원의 영업손실과 4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롯데브랑제리를 합병할 곳으로 롯데제과가 유력하다. 롯데제과는 롯데브랑제리와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 때 0순위 후보로 꼽힌다.


롯데브랑제리의 상황은 지난해 4월 롯데제과에 흡수합병될 당시 기린식품과 비슷하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기린식품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2009년 기린식품을 인수했다.


하지만 기린식품은 경쟁사인 삼립식품과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제빵시장에서 고전했다. 게다가 롯데브랑제리와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기대했던 시너지는 미미했다. 기린식품은 인수 이후인 2010년과 2011년 각각 21억 원과 3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최대 96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됐다. 결국 롯데제과는 더 이상의 적자를 막기 위해 인수 4년 만에 기린식품을 합병했다.


롯데브랑제리가 롯데건설 지분을 처분하면서 롯데제과와 합병 때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상호출자 문제도 해소됐다. 만약 롯데브랑제리가 롯데건설 지분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롯데제과가 롯데브랑제리를 합병하게 되면 롯데제과가 롯데건설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 경우 롯데건설과 롯데제과는 상호출자 관계로 묶이게 된다. 롯데건설이 5월15일 기준으로 롯데제과 지분 1.3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 중 3개 이상의 회사가 상호출자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상호출자를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6월 보유하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지분 전량을 매각해 두 계열사와 상호출자를 해소했다. 지난 3월 호텔롯데 지분도 모두 처분해 호텔롯데의 롯데부여리조트, 롯데제주리조트 합병으로 발생한 상호출자도 끊었다.


현재 롯데브랑제리 지분 100%를 보유한 롯데쇼핑이 롯데브랑제리를 흡수합병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롯데제과만큼의 사업적 유사성은 없지만 롯데브랑제리 점포 대부분이 롯데쇼핑 사업장에 있어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브랑제리는 2000년 설립된 이후 롯데백화점 등 롯데 유통 계열사 점포에 입점하는 식으로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롯데브랑제리는 지난해까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에 총 140여 매장을 열었다. 2011년 906억 원의 최대매출을 냈는데 이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출은 544억 원으로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의 65.7%를 내부거래로 올렸다.


롯데브랑제리는 벌써 몇 년째 손실을 내며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상태다. 롯데브랑제리는 2008년 23억 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까지 6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은 106억 원에서 6963만 원까지 줄었다. 반면 결손금 규모는 199억7691만 원까지 늘었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그룹에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지 오래다. 롯데캐피탈을 통해 여러 차례 운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해 원금과 이자만 겨우 상환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롯데캐피탈에 매도했던 5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제때 갚지 못해 한 달 연장하기도 했다. 롯데브랑제리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에 걸쳐 총 170억 원의 CP를 발행했다. 롯데브랑제리가 발행한 CP는 롯데캐피탈에서 모두 사들였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롯데브랑제리로부터 총 250억 원 규모의 CP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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