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주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하나은행이 중간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하나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주당 500원을 중간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했고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이사회에서 토론과 고민 끝에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자금공급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는데 금융당국의 배당을 자제하라는 요구에 맞추면서 주주와 약속을 지키는 절충안을 하나금융지주가 내놓은 셈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45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분기에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으며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6월 말 기준 충당금 등 전입액은 52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가 6월15일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한 뒤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금융당국에서 금융권에 건전성을 확보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9일 하나금융지주 중간배당과 관련해 “판단은 하나금융이 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은행이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도 배당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2005년 창사 이래 15년 동안 이어져 온 주주와 약속“이라며 ”(중간배당은) K-방역 성공사례처럼 K-금융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글로벌 금융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간배당 예상비용은 약 1460억 원으로 예상된다. 약 900억 원이 외국인 주주의 몫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005년부터 중간배당을 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한 해만 중간배당을 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는 2019년 주당 500원, 2018년 400원, 2017년 300원, 2016년 250원, 2015년 150원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