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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오후 유엔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새마을 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반기문 대망론’이 여권에서 부상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이 여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반 총장을 챙기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면서 반 총장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28일 마무리된 박 대통령의 3박4일 유엔 방문 일정 가운데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모두 7차례 자리를 함께했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25일에는 20분 동안 비공개 면담을 열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주요일정이 ‘반 총장 만나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이나 이후에도 특정 정치인을 키워주고 싶으면 그가 주도하는 행사에 참석하거나 행사장 바로 옆 자리에 서도록 해 왔다. 이런 행보를 통해 ‘이 사람은 내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도 ‘반기문 대망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BS가 여론조사시관 TNS에 의뢰해 27일 공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결과(신뢰수준 95%,±3.1%포인트)에서 반 총장은 21.1%로 1위를 차지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권 대선주자 중 부동의 1위를 달리다 이번 조사에서 14.1%로 2위로 밀려났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1.2%로 3위를 차지햇다.
‘반기문 대망론’이 힘을 얻으면서 ‘반기문 테마주’들도 주식시장에서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보성파워텍 주가는 30일 직전 거래일보다 15.12%가 오른 4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성파워텍 주가는 24일에도 19.30%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전력 기자재 전문업체로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반기문 테마주로 불린다.
한창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4.95% 오른 3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창 주가는 장 초반 22%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 회사는 최승환 대표가 현재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이라는 이유로 반기문 관련주로 분류된다.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을 기반으로 한 케이블TV 사업자 씨씨에스 주가도 역시 전 거래일보다 7.48% 올라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권 후보가 되기까지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현재 반 총장에게는 정치적 기반이 없다. 충청권 의원들과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그의 대권가도를 위한 전진기지를 자처하더라도 새누리당의 대세를 움직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임명직 외교관 출신의 반 총장은 만들어준 자리에 익숙했지 스스로 힘으로 권력의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둘러싼 법률적인 논란도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선 후보자의 거주기간 요건을 현행 선거일 이전 ‘5년’에서 ‘계속하여 5년’으로 개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국내 거주 5년’ 규정이 평생을 통틀어 5년으로 해석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반기문 대선 출마 금지법’이 될 수도 있다.
반 총장의 경우 유엔 수장으로 10년째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이 개정안을 자구 그대로 해석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법에는 공무에 따른 파견과 국내 주소지를 둔 상태에서의 일정 기간 해외 체류는 국내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는 예외조항이 있어 ‘거주’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