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장 공석사태가 길어지고 있다.
KT&G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추천을 받아 후임사장 후보를 찾고 있지만 벌써부터 내정자 이름이 거론되면서 낙하산 인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T&G의 사장공백 사태가 길어지면 해외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T&G의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9월 초 후임 사장 모집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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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KT&G 전 사장. |
KT&G 관계자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발족해 후임 사장을 찾고 있지만 일정과 후보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주주총회 안건으로 후보에 대한 공시가 떴을 때 공식적으로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 안팎에서 내부 승진 가능성과 외부인사 선임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민영진 전 사장은 7월29일 사의를 표명해 임기 7개월을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민 전 사장이 검찰로부터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를 거세게 받자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민 전 사장이 사임한 뒤로 한달이 지났지만 KT&G의 후임사장 선임은 안갯속이다.
KT&G 안팎에서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들이 사장에 관심을 보인다는 말이 돌면서 ‘낙하산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G 노조는 KT&G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경우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검찰이 최근 들어 민영진 전 사장을 포함한 KT&G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KT&G는 혼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KT&G 부사장이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이 KT&G의 협력업체 3곳을 압수수색을 한 지 2주일 만에 이 전 부사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KT&G 비리수사가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된다.
KT&G 내부에서 KT&G가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일 경우 해외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 전 사장은 임기 5년 동안 KT&G의 해외사업 확대에 주력해 왔다. 민 전 사장의 노력 덕분에 KT&G의 해외사업 성과가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
KT&G가 올해 들어 2분기까지 수출한 담배는 229억 개비로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을 따라잡았다. KT&G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담배를 수출하는 세계 5위 담배기업으로 성장했다.
외국계 투자기관인 CLSA는 “KT&G의 수출생산이 국내생산을 초월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출이 사업모델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며 원화가치 약세로 수출전략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