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옵티스 회장이 인도네시아에서 팬택의 재기를 이끌어낼까?
변 회장은 통신장비업체 쏠리드를 옵티스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며 팬택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변 회장은 팬택의 재기를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변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회사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어 이들과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인도네시아에서 팬택의 기회 살릴까
17일 업계에 따르면 옵티스와 쏠리드의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팬택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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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양균 옵티스 회장. |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을 인수한 뒤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스마트폰을 공급하려고 한다.
이주형 옵티스 대표는 “늦어도 내년 초까지 새로운 스마트폰을 인도네시아에 공급할 것”이라며 “1년 안에 스마트폰사업을 정상화하고 국내 틈새시장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등 정보통신기술 관련 시장에도 진출하려 한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또 옵티스의 주력품목인 광디스크 저장장치, 자회사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의 스마트폰 주변기기와 네트워크사업 등을 팬택의 휴대전화 기술력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려 한다.
변양균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스마트폰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남아 스마트폰 출하량은 2400만 대로 전분기보다 65% 가량 늘었다. 전체 휴대폰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비중은 5분의 3 정도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LTE스마트폰의 비중은 25%다.
변양균 회장은 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TV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현재 라이선스를 받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남아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 스마트폰시장은 중저가제품의 비중이 높아 중국 스마트폰회사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에이서스, 중국의 오포와 화웨이 등은 지난 1분기 동남아시장 점유율을 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스마트폰회사들은 1년 전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1%도 채 안 됐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동남아시장에서 20%가 넘는 스마트폰 점유율을 차지하며 수년 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옵티스, 팬택 인수 본계약 체결
옵티스 컨소시엄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의 허가를 받고 팬택과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합병 금액은 400억 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또 전체 직원 1200여 명 가운데 최소 400명 이상을 고용하기로 했다. 제조인력을 비롯해 김포공장과 A/S센터는 잠정적으로 인수대상에서 빠졌다. 구체적 금액과 인원은 최종인가 절차를 통해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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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옵티스 대표. |
이주형 옵티스 대표는 “회생계획안 승인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아 있어 인수대금과 고용승계 인력에 대한 세부적 조율을 계속할 것”이라며 “인수규모가 기존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조만간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관계인 집회 등 최종인가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초까지 팬택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옵티스는 팬택 인수를 위해 최근 통신장비업체 쏠리드를 끌어들였다. 옵티스와 쏠리드는 공동으로 팬택을 인수한다. 옵티스가 추진해 온 팬택 인수에 쏠리드가 1대주주로 참여함에 따라 앞으로 쏠리드가 전면에 나서 인수 합병을 주도한다.
쏠리드는 “동남아시아 통신장비시장 진출에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팬택 인수를 위한 옵티스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팬택에 총 6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쏠리드의 주가는 이날 8.06% 급락한 6620원으로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