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물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외국인 주주들이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동조할 경우 삼성그룹이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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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이런 전망이 나오면서 제일모직 주가는 급락했고 삼성물산 주가는 힘을 못썼다.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일 삼성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대결에서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 센터장은 “삼성그룹이 다음달 17일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우호지분은 19.8%인데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지분은 26.7%”라고 추산했다.
김 센터장은 “합병안이 삼성물산을 과소평가해 합병조건이 공정하지 않다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주장이 관철된다면 외국인 주주들은 추가이익이 발생한다”며 “외국인 주주 입장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 주장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가 다음달 초 내놓을 투자의견서도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물산 지분 10.2%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지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합병이 성사돼도 해외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삼성그룹이 합병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청구할 손해배상액이 2조~3조 원에 이를 수 있지만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지분을 10% 늘리는 데 1조 원이면 충분해 해외소송을 감수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저평가된 삼성물산 가치가 재평가돼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제일모직 주가는 합병 발표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두 회사의 주가는 떨어졌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2.34% 하락한 6만6800원을 기록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7.14% 떨어져 16만9천 원에 장을 마쳤다. 제일모직 주가는 지난달 합병 발표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