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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 반도체사업 인수한 단재완은 누구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4-12 20: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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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크윈의 반도체사업을 인수한 해성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테크윈 반도체사업 인수한 단재완은 누구  
▲ 단재완 해성산업 회장

해성산업은 1960년~1980년대 ‘현금왕’으로 통했던 고 단사천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그의 아들인 단재완 회장이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고 현금 동원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단 회장이 이번 삼성테크윈 반도체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인수합병에 적극 나설지 주목을 받고 있다.


해성산업은 지난 10일 엠디에스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엠디에스는 얼마 전 만들어진 신설법인으로 삼성테크윈의 반도체사업을 1500억 원에 인수했다. 해성산업의 엠디에스 지분 인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성산업의 관계회사인 계양전기는 지난 9일 엠디에스의 지분 375만 주(25%)를 223억5천만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지분은 해성산업의 계열사인 한국제지가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엠디에스의 최대주주인 해성산업은 단재완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해성산업은 빌딩관리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단 회장은 계양전기와 한국제지, 한국팩키지의 대표이사 회장을 겸하고 있다.


단 회장은 해성산업과 계양전기 지분을 각각 30.13%와 18.83%씩 보유하고 있다. 한국제지와 한국팩키지 지분도 각각 19.73%와 40%를 소유하고 있다. 단 회장의 장남 단우영 한국제지 전무와 차남 단우준 계양전기 상무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단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한국제지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매출 규모가 크거나 높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다.


지난해 해성산업과 3개 관계사들의 전체 매출은 1조502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133억 원으로 낮은 편이다. 이 중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해성산업의 매출은 130억 원밖에 되지 않는다. 7271억 원의 매출을 거둔 한국제지와 크게 비교된다.


그러나 시가총액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성산업의 시가총액은 11일 기준으로 5672억 원으로 1271억 원인 한국제지보다 약 4.5배나 높다. 이는 해성산업이 보유한 자산 때문이다. 해성산업의 순자산 규모는 총 8250억 원에 이르는데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성산업은 서울 북창동 해남빌딩과 서초동 송남빌딩, 부산 송남빌딩 등 다수의 토지와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해성산업의 주요 수입은 이들 빌딩으로부터 나온다. 빌딩 임대료와 시설관리비가 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단 회장 개인도 상당한 자산가다. 단 회장은 서울 강남에 해성1빌딩과 2빌딩, 성수동에 성수빌딩 등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 채의 해성빌딩만 해도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는 단 회장을 '숨은 큰 손'이라고 말한다.


단 회장이 이런 자산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덕분이다. 단 회장의 아버지는 해성산업의 설립자인  단사천 회장이다. 단사천 회장은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개성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18살 때 홀로 월남했다.


단사천 회장은 23살 때 ‘일만상회’라는 재봉틀 조립회사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일만상회를 운영하며 모은 재산을 기반으로 1945년 해성직물상회를 세웠다. 1958년 한국제지를 설립했고 1977년 계양전기를 세웠다. 단 회장이 세운 한국제지는 현재 국내 인쇄용지 시장 1위 회사다. 계양전기도 국내 전동공구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단사천 회장은 사업수완이 뛰어났고 사채시장에서 명성이 높았다. 그는 1960~1980년대 재계에서 손꼽히는 ‘현금왕’이었다.


단 회장은 이른바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 중 한 사람으로 자금시장을 주름잡았다. 1970년대 단 회장은 국내 종합소득세 납부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성기 때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보다 더 많은 소득세를 냈다.


당시 사업하는 사람 중에서 단 회장의 돈을 빌려쓰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1980년대 단 회장의 하루 현금동원력이 무려 3천억 원 규모였다는 얘기도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가끔 단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단 회장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항상 검소함과 재무건전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사업하지 말고 가진 돈 번위 안에서 투자해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단재완 회장은 아버지의 유훈을 받들어 지금까지 가업을 경영해왔다. 덕분에 해성산업과 관계사들의 부채비율은 상당히 낮다. 지난해 해성산업의 부채비율은 9.7%다. 한국제지와 계양전기의 부채비율도 각각 28.6%와 15.5%를 기록했다.


단재완 회장은 최근 보수적 투자전략에서 벗어나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2월 중국 특수지회사인 ‘국일제지’의 장가항 공장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318억 원이었다. 단 회장은 한국제지를 통해 특수지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 회장이 엠디에스 인수로 계양전기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계양전기는 현재 전기 자동차 모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엠디에스의 반도체 기술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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