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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내놓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회사들보다 자주 신차를 내놓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날이 갈수록 변화가 빨라지는 소비자의 취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짧아지는 현대기아차 신차 출시 주기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안에 신형 에쿠스를 선보인다. 신형 에쿠스는 2009년 2세대 에쿠스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다.
현대차는 1세대 에쿠스를 1999년 출시했다. 1세대가 나오고 10년 만에 2세대가 나온 데 비하면 출시시기를 앞당긴 셈이다.
기아차도 올해 안에 4세대 스포티지도 선보인다.
기아차는 스포티지를 1993년에 처음 선보였다. 그 뒤 2004년 2세대 모델을 내놨고 2010년 3세대 모델을 내놨다. 신차 출시 주기가 10년 이상에서 6년, 5년으로 짧아졌다.
현대차가 지난해 출시한 쏘나타의 출시 주기도 단축됐다.
현대차는 1998년 4세대 EF쏘나타를 출시했고 6년 만인 2004년 5세대 NF쏘나타를 출시했다. 그 뒤 2009년 6세대 YF쏘나타를 출시했고 4년6개월 만인 지난해 7세대 LF쏘나타까지 출시했다.
쏘나타가 현대차의 주력모델인 만큼 다른 차종에 비해 출시 주기가 짧은 편이었지만 여기에서 더 줄어든 것이다.
5~7년이었던 완전변경 모델의 출시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신차 출시 뒤 2~3년 안에 나오던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3월 지난해 출시한 신형 카니발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신형 카니발을 출시한 지 9개월 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주기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회사에 비해 짧은 편이다. 일본 토요타와 혼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신차 출시 주기는 보통 7년이다.
◆ 신차 출시 주기 짧아지는 이유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진 이유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진 데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차량의 교체주기가 예전보다 짧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가 신차특수를 누리는 기간이 짧아지고 한 모델에 집중하는 것보다 다양한 모델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판매량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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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에쿠스 |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신차 출시를 앞당기는 경우도 많다.
현대차는 원래 신형 투싼을 5월에 출시하려 했지만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출시 시기를 3월로 앞당겼다.
현대차가 신형 에쿠스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이유도 대형 세단시장에서 수입차의 기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세단 S클래스 모델은 지난해 4600대 넘게 팔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3천 대 가까이 팔렸다. 반면 에쿠스는 1분기 2천여 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3.2% 감소했다.
경쟁이 치열한 차급일 경우 차량의 인기가 떨어지기 전에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신차를 빨리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에서 1천만 대 이상 팔린 현대차의 효자모델 아반떼가 그런 경우다.
현대차는 1990년 1세대 아반떼를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뒤 1995년부터 이름을 아반떼로 바꿔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그 뒤 2000년 3세대, 2005년 4세대, 2010년 5세대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6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차 출시 주기가 5년으로 꾸준하다.
기아차도 2010년 K5를 처음 출시한 뒤 5년 만인 올해 신형 K5를 출시한다. K5는 기아차가 그동안 내놓은 승용차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으로 최근까지 모두 130만 대 이상 팔렸다.
세계적으로 신차 출시 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모바일 기술 발전이 가져올 대표적 변화로 차량교체주기 단축을 꼽았다.
그는 “지금은 완성차업체들이 통상 7년 주기로 신차를 내놓는데 모바일시대에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려면 이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어제 새 차가 오늘은 헌 차’ 소비자 불만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주기가 짧아지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특히 매년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출시한 지 1년도 안 돼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하면서 어제 산 새 차가 자고 일어나니 헌 차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는 반면 막상 바뀐 것은 크게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현대차가 내놓은 신차들이 디자인과 성능, 연비에서 기존 모델과 달라진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수적 기능만 추가해 가격만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