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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뒤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을 때 비서실장을 지낸 ‘원박(원조친박)’이었으나 최근 주류 친박계와 거리를 둬 ‘탈박’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라인을 구축함에 따라 청와대와 관계 재정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84표를 득표해 65표를 얻은 이주영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애초 유 의원과 이 의원은 박빙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의원이 친박계를 뒤에 업고 있어 이 의원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상을 뒤엎고 유 의원은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유 의원은 당선인사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정청이 정말 긴밀하게 진정한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 맞서 당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후보로 나서며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 당청관계 재정립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상대 후보인 이 의원은 당청관계가 콩가루 집안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으나 유 의원은 자신에게 향하는 쓴소리가 대통령에게 가야한다며 반박했다.
유 의원의 야당 파트너인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야당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원내지도부가 들어선 것을 축하한다”며 “법인세와 개헌문제 등에 전향적인 지도자가 여당 원내대표가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도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대해줄 것을 확신”한다며 “유 원내대표는 당정청간 소통을 원활히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원유철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는 역시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었으나 비박연대에 오히려 친박이 밀린 모양새가 됐다.
최경환·황우여 부총리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친박 국무위원들도 투표에 참여해 이 의원을 지원했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친박계는 당내 경선에서 벌써 세번이나 패배하며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정의화 국회의장 후보선출과 김무성 당대표 선출에 이어 이번에도 져 당 지도부 자리를 모두 내줬다.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현 상황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는 등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하고 있다. 여기에 당내 영향력까지 줄면서 박근혜 정부가 정책 운신의 폭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유 의원은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원내대표를 맡는다. TK출신인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끌 경우 잠재적 대선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지내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과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