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호 국순당 사장이 전통주 부활을 이끌 수 있을까?
민속주·청주·약주·막걸리·과실주 등 국내 전통주는 소비자의 외면과 수출감소로 주류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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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중호 국순당 사장 |
전통주 업계의 ‘맏형’ 배중호 사장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전통주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전통주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막걸리 수출도 지난해 11월까지 1395만8천 달러에 그쳐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통주 시장은 2000년대 초반 막걸리 열풍이 불며 최전성기를 맞았으나 이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주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주류 소비층이 젊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30대 젊은층 소비자들은 맥주나 와인 등 주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반면 막걸리나 약주를 즐기지 않는다.
국순당은 소비자의 입맛 변화에 맞춰 세련된 디자인과 깔끔한 술맛으로 주류시장에 전통주 바람을 다시 불러일으키려고 한다.
국순당은 이달 초 출시 23주년을 기념해 ‘백세주 클래식’을 내놓고 전통주 부활에 승부수를 띄웠다.
백세주는 1992년 첫 선을 보인 뒤 맥주와 소주로 양분된 주류시장에서 전통주 열풍을 일으켰던 효자상품이다. 특히 2002년 몸에 좋은 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령대를 막론하고 인기를 끌었다.
백세주는 그뒤에도 진화를 계속했으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국순당은 이번에 백세주 클래식을 새로 출시하면서 ‘복고’ 전략을 선택했다.
백세주 클래식은 19년 전에 단종된 ‘백세주’를 되살린 제품으로 옛 맛을 그리워하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것이다. 2002년 당시 원재료와 배합비를 그대로 적용해 찹쌀과 구기자, 인삼, 황기 등을 원료로 당시의 진하고 강한 풍미를 되살리는 시도를 했다.
디자인도 2002년 출시된 백세주 디자인을 적용해 하단부를 잘록하게 만들었다. 현재 시판중인 갈색 경량병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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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순당 '백세주 클래식' |
백세주 클래식은 소비자 입맛 변화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낮춰왔던 것과 달리 기존 12.5%에서 13%로 도수를 높였다. 순한 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최근 주류시장의 판도에 역행하는 전략인 셈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백세주 클래식은 과거 백세주 맛을 음미하고 싶다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선보였다”고 말했다.
백세주 클래식의 이런 변화는 최근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복고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영화 ‘국제시장’이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 폭발적 인기를 끄는 등 지나간 시대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른바 ‘향수고객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국순당은 막걸리 가격을 지난해 22%나 올려 판매부진을 가격상승으로 메우려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순당은 대리점에 제품을 밀어내는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배중호 사장 등 경영진이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또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간 사실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돼 제품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국순당은 올해 신제품 출시 등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지난해의 악재를 털고 재도약하려고 한다. 지난해 12월 젊은 층 입맛을 고려해 자몽 등 천연과일 원액을 첨가한 신개념 약주 ‘새콤달콤 콤주’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