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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스타 프로젝트는 언제 결과가 나올까?
최근 두산그룹의 경영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박 회장이 올해 경영부진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지를 두고 그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두산그룹이 결실을 거둬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중심으로 중공업 중심의 그룹으로 변신했지만 실적이 부진한 데 대한 시장의 우려를 씻어낼 때라는 사실을 박 회장 스스로 깊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스타 프로젝트에 주력해 왔다. 두산그룹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해 글로벌 1위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스타 프로젝트의 결실을 거둘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수준에 오르기 위해 흘린 땀의 결실을 올해부터 수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의 재무상황은 나빠져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 부채비율 263%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16개 그룹 가운데 구조조정하고 있는 현대그룹, 한진그룹, 동부그룹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
박 회장은 올해 두산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력 계열사의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박 회장 말대로 결실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 박용만의 선택과 집중
박 회장은 지난해에도 선택과 집중을 계속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KFC코리아를 1천억 원에 매각하면서 식품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또 두산동아도 매각했다. 이로써 그동안 두산그룹이 추진했던 중공업 중심의 변신을 완성했다.
두산중공업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순자산을 다 까먹은 루마니아의 단조생산 계열사인 두산IMGB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 회사는 두산중공업이 2006년 237억 원에 사들인 곳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도 인수합병했다.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은 지난해 7월 국내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를 합병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업체 클리어엣지파워도 사들였다. 퓨얼셀파워는 주택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클리어엣지파워는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이들 회사 인수합병을 통해 연료전지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두산은 연료전지시장에서 건물용, 규제용, 주택용시장 모두를 노리고 있다.
박 회장은 당시 “인수합병하는 두 회사 모두 기술력에 두산의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연구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연료전지사업을 향후 두산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가스엔진 전문회사인 파워솔루션스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두산PSI유한회사를 설립했다. 두산PSI는 산업용 가스엔진을 개발, 생산, 판매하기로 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2009년 이후 5년 동안 10개의 업종을 신규로 추가해 현재 80개의 업종을 보유하고 있다. 10개의 업종을 추가한 것은 국내 대기업 그룹 가운데 가장 적다. 두산그룹이 추가한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그룹이 그동안 새로운 업종에 진출하기보다 경영 효율을 높이고 그룹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 작업에 매달려왔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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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8월1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두산타워를 방문한 장따밍 중국 산동성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경제교류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품을 교환하고 있다.<뉴시스> |
◆ ‘스타프로젝트’ 올해는 성과 거둘까
박 회장은 취임 뒤부터 ‘스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박 회장은 올해 스타 프로젝트의 성과를 거둘 때라고 강조한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성과를 내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산그룹이 꼽고 있는 스타 프로젝트는 발전설비와 담수화 플랜트, 건설장비다.
두산중공업은 중공업 분야의 경기침체로 해수담수화, 해양플랜트사업에 주력하려고 한다. 두산중공업은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부문에서 유럽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유럽에서 환경규제가 강화하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본다.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연료로 발전설비를 돌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기술을 높이는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올릴 때 미국이나 일본기업들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이 연료전지 회사를 인수한 것도 스타 프로젝트의 하나다.
박용만 회장은 특히 재무혁신도 강조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3년 “저성장 기조에 맞춰 재무 쪽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두산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은 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이런 주문 때문에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부채비율은 많이 떨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2012년 3분기 기준 229%였던 부채비율이 2013년 말 168%까지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두산중공업은 부채비율을 지난해 3분기 기준 271%였으나 250%대로 줄였다.
그러나 박 회장의 장담대로 스타 프로젝트가 올해 성과를 낼 지 미지수다. 글로벌시장에서 맞붙을 경쟁사들이 워낙 덩치가 크고 기술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발전설비부문만 해도 GE나 지멘스 등과 경쟁해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낙관하지 못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도 미국 캐타필라, 일본 고마츠와 경쟁해야 하는데 기술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다. 두산인프라코어에게 당장 중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스타 프로젝트는 여전히 선언적 성격과 비전 제시라는 측면이 강하다”며 “특히 스타 프로젝트사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막대한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데 두산그룹의 재무구조는 그런 점에서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