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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노무현도 하지 못한 부산시장 정권교체 이뤄냈다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8-06-13 21: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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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노무현도 하지 못한 부산시장 정권교체 이뤄냈다
▲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후보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3일 오후 부산 진구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부산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오 후보는 13일 오후 11시22분 현재 부산광역시장 선거에서 54.58%의 득표율을 보여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16.4%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서고 있어 당선이 확실하다.

KBS, MBC, SBS의 공동 출구조사에서도 오 후보는 58.6%로 당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후보는 “정말 감개무량하다. 24년 동안의 부산 정치 권력이 처음으로 교체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위대한 부산시민의 지지와 성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뜻을 겸허히 수용해 시민들이 바라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4년의 민선 7기 부산광역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오 후부는 노무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는데 4번의 도전 끝에 당선됨으로써 지역주의를 허물려 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실현하게 됐다.

오 후보는 그 동안 지역주의 타파라는 노 전 대통령의 염원을 이뤄낼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선거운동에서도 이런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 부산 교체, 시민의 힘을 만들겠다. 노무현 정신으로 24년 동안 깨지 못한 지역주의와 부산의 무능부패를 깨뜨리겠다”고 썼다. 

노 전 대통령은 1992년 국회의원 선거 때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부산에서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1995년 첫 지방선거 때 부산시장에, 2000년 국회의원 선거에 거듭 도전했지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오 후보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는 2004년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로 부산시장에 거듭 도전했다. 특히 4년 전 선거에서는 1.3% 포인트 차이로 서병수 시장에 석패했다. 

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책적 연대를 강조하며 핵심 '친 박근혜' 인사로 꼽혔던 서 시장과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는 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부산광역시장 후보로 꼽혔다.

오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추락하고 있는 부산을 다시 일으켜 세울 유일한 길이 정치권력의 교체라고 주장했다. 2017년 부산 지역의 고용율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고, 실업률은 가장 높았던 것이 24년 동안 지속된 일당독재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주요 공약으로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 추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2030년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등을 내걸었다.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의 부산 맞춤형 대선공약인 동북아 해양 수도 건설을 함께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약을 놓고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해공장을 확장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오 후보의 가덕도 신공항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 후보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소음, 안전 문제로 결코 ‘24시간 안전한 관문 공항’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가덕도 신공항 공약은 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경제체질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출산 보육 돌봄 OK 프로젝트, 청년 희망정책 프로젝트, 시민이 주인인 시민행복 시정 혁신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오 후보는 부산시장에 취임한 뒤 문재인 정부와 적극적 협력 아래 부산 경제를 회생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내세운 부산 발전 비전의  핵심은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남북 사이의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부산은 남북 종단 철도의 시작점이자 대륙의 물류를 해양과 연결시키는 시작점이 된다. 오 후보는 부산을 국제 물류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덕도 공항을 유치해 부산을 항만, 철도, 공항이 있는 트라이포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이 부산 시정을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동북아 시대를 여는 데 있어 중요 거점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적으로는 부산을 민주당의 주요한 정치적 거점으로 다지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1948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중학교, 경남고등학교를 나왔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행장학 석사, 동아대학교 행정학 박사를 받았다.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고, 2000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부산시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5년 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고 퇴임 뒤에는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계해양대학 총장협의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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