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네트워크가 기업공개(IPO)를 바탕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벤처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웠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국내 벤처투자(벤처캐피탈)업계에서도 손꼽히는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상장을 통해 상당한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최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2018년 안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TB네트워크가 상장하면 시가총액 6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B투자증권 시가총액이 3700억 원대인데 이보다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2017년 기준으로 기업 43곳에 1285억 원을 투자했다. 같은 기간 벤처캐피탈협회 회원사 145곳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전체 운용자산도 5천억 원대로 파악돼 국내 벤처투자회사들 가운데 3~5위권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B네트워크는 운용자산과 투자실적 양쪽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상장한 벤처투자회사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주가가 공모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KTB네트워크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B네트워크는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TB네트워크가 중국 벤처투자시장에 상당히 이른 시점에 진출했고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유리한 위치를 계속 이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는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두고 4월 기준으로 중국 회사 23곳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해 운용하는 투자펀드 규모는 3천억 원에 이른다.
2018년에도 중국의 인공지능(AI) 관련 벤처회사와 바이오회사 등에 투자하는 등 중국 벤처투자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벤처캐피탈시장 규모는 2016년 신규 투자액 기준으로 48조4531억 원에 이르러 한국(2조1503억 원)의 24배를 넘는다. 연간 투자액 증가폭도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철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KTB투자증권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국 대기업들이 주주로 올라선 점도 KTB네트워크의 중국 투자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 대주주인 판하이그룹(8.53%)과 쥐런그룹(4.26%)을 통해 KTB네트워크를 비롯한 다른 금융계열사의 중국 진출에서도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돕고 있다.
판하이그룹은 부동산과 금융을 주축사업으로 두고 있고 쥐런그룹도 게임을 시작으로 핀테크로 발을 뻗고 있어 KTB네트워크와도 중장기적으로 협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KTB네트워크는 상장을 통해 중국뿐 아니라 미국, 태국, 인도 등 다른 해외 벤처투자시장에도 장기적으로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는 현재 미국 회사 3곳에 투자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KTB투자증권의 현지법인과 시너지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는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전례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