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최대한 빨리 3D낸드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기업들이 모두 3D낸드 수율 확보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데 SK하이닉스가 너무 늦게 시장 확대에 나서면 낸드플래시 양산 시기가 겹쳐 업황 악화의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사업에서 72단 3D낸드 신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며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의 성능과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72단 3D낸드 기술개발에 성공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72단 3D낸드 기반 기업용 SSD 저장장치 신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서버업체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에 나서며 사업화를 검토중인 단계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72단 3D낸드 생산비중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신기술은 양산 초기에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기업들은 3D낸드의 본격적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품을 실제로 고객사에 공급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4단 3D낸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투자를 벌여 충분한 양산 수율을 확보했고 도시바와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경쟁사도 64단 3D낸드 대량양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업황이 아직 양호한 수준이지만 올해 글로벌 경쟁기업들의 3D낸드 생산수율이 개선되고 나면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72단 3D낸드 대량양산에 나서는 시기가 경쟁사들과 겹친다면 한창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놓이게 돼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보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3D낸드 수율 확보와 대량양산에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며 치열한 ‘속도전’을 벌여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들보다 먼저 낸드플래시 주요고객사를 선점해 공급계약을 맺으면 업황 악화의 타격을 대부분 피하고 낸드플래시 실적성장에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72단 3D낸드 출시는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계기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의 독주체제에 맞서며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