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이 바른정당과 통합 움직임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천정배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등 호남 중진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안철수 대표를 비난하며 탈당 가능성도 내비쳤다.
천정배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한다”며 “바른정당하고 몇 퍼센트 더 붙는다고 선거에 이기겠느냐”고 지적했다.
통합상대인 바른정당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천 의원은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하고 거리가 한참 먼 정당”이라며 “오히려 과거 적폐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40명의 힘으로 적폐청산, 개혁작업을 이끌어가는 것이 다수당, 제3당으로 갈 길”이라며 “적폐 쪽에 가까운 몇 사람 더 붙는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의 말은 바른정당과 통합론을 끌어올리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한 반격에 나선 것으로 여겨진다.
안 대표는 14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만나 정책과 선거연대를 언급하는 등 양당의 거리좁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10분가량 단독면담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연대는 물론 통합 논의도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16일 덕성여대 특강에서 “(바른정당과)연대 내지 통합으로 가는 것이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이라며 “집권을 위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저항은 매우 강하다. 천 의원뿐 아니라 호남계를 대표하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역시 안 대표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 의원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통합과 관련해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며 분당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SNS에도 “통합 안 한다며 연대는 가능하다더니 이젠 노골적으로 통합이다”며 “감옥가면서도 지켜온 정체성인데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천정배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전 대통령의 불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옹호하고 있는 바른정당과 시각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천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 노무현 정부의 자료를 꺼내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 “마치 조폭 두목이 협박을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적폐청산하고 수사할 때 공정성과 인권 보장을 지켜야겠지만 조폭들이 협박하는 식으로 나온다고 해서 겁먹거나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