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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박동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거래선를 다양하게 구축하기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모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쟁사까지 부품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 탓에 최근 부진한 실적을 냈다. 박 사장은 고객사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 거래선 확보에 힘쓰는 삼성디스플레이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출시될 동부대우전자의 신형 TV제품에 패널을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는 이달 초 32인치와 42인치, 50인치 풀HD급 LED TV 3종을 출시하며 5년 만에 TV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을 통해 소량의 초기 생산물량이 풀렸는데 이 제품에 BOE 등 중국업체의 패널이 사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거래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고화질 TV용 LCD 패널 가격대를 낮춘 것으로 안다”며 “덕분에 동부대우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패널 고객사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모토로라가 지난달 출시한 스마트폰 ‘드로이드 터보’는 5.2인치 QHD 아몰레드 패널을 탑재했다. 같은달 나온 ‘구글 넥서스6’도 화면크기만 5.96인치로 다를 뿐 QHD 아몰레드 패널을 장착한 점은 동일하다.
미국 PC제조업체 델이 이번달 출시할 태블릿PC인 ‘베뉴8 7000’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8.4인치 OLED패널이 탑재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밖에도 중국 제조사인 레노버와 오포, 비보에도 아몰레드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매출을 더 늘리기 위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패널가격 인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 박동건 ‘삼성전자 의존도 줄이기’ 사활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매출 6조2500억 원에 영업이익 60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와 93%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사업구조 탓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호황기를 지나 최근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끌어내렸다.
특히 전체 패널 매출 가운데 40% 정도를 차지하는 OLED패널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패널의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업체에도 비교적 고르게 공급해 왔다. 반면 OLED패널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만이 거의 유일한 고객이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취약한 사업구조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삼성전자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박 사장은 7월 열린 ‘2014년 디스플레이 상생협력위원회’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말고 우리 제품(아몰레드)을 팔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사업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이 예고돼 있다. 삼성그룹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통상적 컨설팅작업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적악화에 따른 감사의 측면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삼성전자의 경쟁사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며 의존도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의 구매물량이 줄어든 지금이야 말로 거래선을 다변화해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 기회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