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7-10-25 16: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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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수 KDB생명 대표이사가 연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KDB생명의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 사장은 내년 1월에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KDB생명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연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안양수 KDB생명 대표이사.
안 사장은 33년 동안 산업은행에서만 일하며 부행장까지 맡다가 2013년 KDB생명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5년 대표이사에 올라 KDB생명을 이끌고 있다.
안 사장은 KDB생명이 민영화를 이룰 수 있도록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KDB생명에 투입됐지만 성과는 기대에 걸맞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KDB생명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178%에 이르고 있는데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3000% 아래로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후순위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게 된다.
기한이익상실이란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투자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KDB생명이 돈을 당장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KDB생명이 지난해 9월과 10월에 발행한 14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의 경우 KDB생명의 부채비율이 3000%을 넘어서면(연말 기준) 자동적으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도록 조건이 붙어있다.
한 채권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나머지 다른 채권에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KDB생명은 재무적 위험에 빠질 수 있다.
KDB생명이 부채비율을 낮추고 업계 최저 수준인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유상증자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DB생명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28.04%로 집계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의 각종 지표가 저조한 만큼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유상증자 여부나 규모 및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KDB생명은 상반기에 순손실 330억 원가량을 냈다. 안 사장이 대표를 맡았던 2015년 상반기에는 순이익 486억 원을 냈고 이듬해 상반기 821억 원을 올렸지만 올해 들어 다시 고꾸라졌다.
안 사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지하고 최근 여자프로농구단인 ‘KDB생명 위너스’ 구단도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안에 재무건전성이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수의 임원들이 KDB생명을 떠났고 9월에도 임원 4명이 해임돼 올해 초 상근임원에 이름을 올렸던 15명 가운데 안 사장을 포함한 5명만이 남아 있다”며 “안 사장 역시 경영악화의 책임을 지고 임기를 마친 뒤 스스로 물러날 수 있다는 말도 나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