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교 교수가 소득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교육투자 확대를 제시했다.
피케티 교수는 저서 <21세기 자본>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방한해 이런 주장을 펼쳤다. <21세기 자본>은 경제서적으로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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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
피케티 교수는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해 소득 불평등 문제와 관련한 이론을 설명하고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비롯해 7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피케티 교수는 “소득이 낮은 계층이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소득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며 교육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식과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기회가 계층별로 다르게 주어졌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은 교육성과가 높지만 OECD국가 가운데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다”며 “공교육 투자를 늘리고 소외계층이 없도록 평등한 교육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피케티 교수는 “교육 투자가 성장률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케티 교수는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불평등은 감수해야 한다”면서도 “부가 소수에게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일본보다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에 대한 자료가 없어 21세기 자본을 쓸 때 반영하지 못했다”며 “다음 판에서 한국에 대한 내용을 추가로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부의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피케티 교수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높은 과세를 제시했다. 피케티 교수는 “초고소득층에게 글로벌 부유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피케티 교수의 주장은 전 세계 경제학계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학 서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적 경제학자들은 피케티 교수를 비판하고 있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확실한 예측이 아니라 도발적 추측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도 피케티 열풍이 불어닥쳤다. 지난 12일 출간된 <21세기 자본>은 8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출간 전부터 3천 부가 넘는 주문이 들어왔고 출간 1주일 만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피케티 교수의 논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아시아금융학회와 함께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과 한국경제’ 세미나를 열어 비판적 논의를 벌였다. 부에 대한 과세는 오히려 경제발전을 해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상황에 맞지 않는 이론라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에서도 적지 않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더 많은 경쟁을 도입하는 것이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보다 경제발전에 효과적”이라며 “피케티 교수의 제안은 한국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도 “피케티 이론은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모델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이뤄진 한국의 경제발전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