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국내산 고품질 와인 만들기에 나섰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뜻이 크게 반영된 것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 ‘클라우드’로 맥주시장에 발을 들였는데 이번에 와인시장에서 국내산 명품와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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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경북 경산 인근에 100만㎡(30만여 평) 규모의 국내 최대 와이너리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는 신 회장이 최근 국내를 대표하는 품질 좋은 와인을 내놓으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이 와인사업에 관심을 품게 된 데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을 때 경험이 작용했다.
신 회장은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열린 만찬에서 나온 와인 맛을 보고 즉시 라벨을 확인했다. 당연히 프랑스 고급 ‘보르도 산’으로 추측하고 살펴봤는데 ‘중국산’으로 표기된 와인이어서 깜짝 놀랐다. 중국의 와인회사인 장위의 레드와인 1992년 산과 화이트와인 2008년 산이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 만찬에서 와인사업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이날 나온 와인은 국내산이 아닌 스페인이나 프랑스산 와인이었다. 신 회장은 국내산 와인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롯데그룹이 국내산 와인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대규모 와이너리에서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프랑스나 미국 등지에서 유명한 와이너리 전문가를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경북 영천 등 주요 포도산지에서 양조용 포도재배가 가능한 환경인지 테스트하고 있다”며 “호주 와인회사인 피터르만과 포도재배와 관련된 컨설팅을 의뢰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09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주류사업을 인수했다. 당시 경북 경산시에 있는 와인 제조설비도 넘겨받았다. 연간 15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하는 와인인 ‘마주앙’은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마주앙은 오랫동안 천주교 미사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한 와인 전문가는 “레드와인은 당도 높은 포도로 만들어야 고품질 맛을 낼 수 있다”며 “한국은 기후 탓에 식용포도가 대부분이라 국내 토양에 적합한 양조용 포도 품종을 새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국내산 고품질 와인 만들기’에 성공하게 되면 지난해 기준으로 1700억 원 상당의 수입 대체효과가 날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