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의 어깨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

1분기 작품 방영 수가 늘었음에도 수익성 개선 폭이 시장의 눈높이를 밑돌았다. 외부 채널에 작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상각비가 먼저 반영되고 매출이 뒤따르는 구조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튜디오드래곤 작품 편성 늘어도 이익 개선 한계, 장경익 OTT 직행 확대로 대응하나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사진)가 OTT 채널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이 간극을 줄이려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 직접 작품을 납품하는 비중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스튜디오드래곤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콘텐츠의 양적 성장과 비교할 때 내실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 늘어난 것이지만 증권가 컨센서스(96억 원)를 크게 밑돌았다는 점에서 호실적이라 보기는 어렵다.

눈에 띄는 대목은 편성회차 증가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1분기 편성은 TV 64회, OTT 27회로 총 91회에 이른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2회, 33회 증가한 수치다. 디즈니플러스 ‘골드랜드’, 넷플릭스 ‘참교육’ 등 오리지널 작품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

문제는 상각비 중심의 비용 구조다. 글로벌 OTT와 지상파 작품이 늘면서 제작비 상각비가 먼저 반영되고 매출은 뒤따라 인식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tvN 등 계열사 TV에 납품하는 작품은 편성 기간에 맞춰 제작비를 나눠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OTT나 지상파 등 일부 외부 공급 작품은 공개 시점에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올해 1분기에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골드랜드’, SBS ‘은애하는 도적님아’ 등이 비용에 선반영됐다. 매출과 비용의 시차가 벌어지며 수익성은 일시적으로 둔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상각비가 일시에 반영되면 다음 분기 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특정 분기에 비용이 몰리면 이익이 급감해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이는 투자 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계열사 TV 편성을 늘려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TV 광고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며 방송사 자체가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채널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적재산(IP) 사업 확대 등은 불황을 탈피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라며 “다만 자체 계열사 방송사의 TV 광고 축소로 향후 제작편수 증가는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발표된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방송 광고비는 약 3조2천억 원으로 전체의 18.8%에 그쳤다. 10조 원을 넘어선 온라인 광고의 3분의 1 수준이다. 2025년에는 16.1%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주들이 2049세대 시청률이 낮은 TV를 외면하면서 수목 드라마 등 핵심 편성도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안정적 매출 기반이었던 TV 중심 회수 구조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실제 tvN 드라마 편성은 2021년 25편에서 2026년 18편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JTBC는 16편에서 11편으로 감소하고 SBS는 11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MBC는 4편에서 8편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전체 연간 편성 물량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작품 편성 늘어도 이익 개선 한계, 장경익 OTT 직행 확대로 대응하나

▲ 스튜디오드래곤이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TV 광고시장 부진을 극복하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26년 1월 공개된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포스터.


글로벌 OTT와 오리지널 계약을 확대해 제작비를 선회수하고 확정 수익을 확보하는 ‘OTT 직행’ 모델이 안정적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기존 TV 중심 구조나 단순 외부 공급과 달리 OTT 직행은 계약 단계에서 제작비 상당 부분을 보전받거나 최소수익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OTT 판매라도 제작비 보전형 계약은 수익 안정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제작비를 선투자하는 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작비 보전형 계약은 제작비 상당 부분을 사전에 지급받고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다만 지식재산(IP)과 글로벌 유통 권리는 플랫폼이 보유하는 조건이 포함되는 사례가 많다. 이 경우 상각비가 선반영되더라도 이미 수익도 함께 반영돼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스튜디오드래곤도 OTT 작품을 확대하며 체질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OTT 작품 수는 2024년 5편, 2025년 4편 수준이다. 아직까지 비중은 제한적이지만 기존 tvN 드라마 중심에서 지상파와 OTT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다각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장경익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기획력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스튜디오앤뉴 시절 ‘태양의 후예’, ‘닥터 차정숙’ 등 흥행작과 영화 ‘안시성’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입증했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무빙’은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 시리즈 부문 대상을 포함해 다수 시상식에서 성과를 내며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당 작품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확대에도 기여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장 대표는 2024년 12월 한국 드라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공로로 문화포장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스튜디오드래곤의 글로벌 OTT 침투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스튜디오드래곤은 “1분기 지상파 포함 TV 라인업을 확대해 편성 매출이 확대됐고 글로벌 OTT 중심 오리지널을 확장해 해외 매출도 성장했다”며 “앞으로 유튜브 채널·브랜딩 등 IP 사업을 확대하고 채널 및 콘텐츠 다양화로 시청성과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