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소재부터 셀까지 캐나다로 집결, 정부보조금과 무관세에 북미 생산거점 부상

▲ 캐나다 정부가 다양한 외국 배터리 기업 유도 정책을 진행하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캐나다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챗GPT>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가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솔루스첨단소재 등 다수의 배터리 기업이 캐나다에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서면서다.

캐나다는 미국·중국 갈등이 심화하며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풍부한 광물 자원과 미국에 비해 저렴한 생산 비용, 정부의 보조금 정책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재개와 국부성장펀드 조성 등은 캐나다 내 배터리 산업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캐나다가 국내 배터리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의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은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시설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세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캐나다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단독 공장 ‘넥스트스타에너지’를 준공했다. 이 공장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100만 개가 넘는 배터리셀을 생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부터 캐나다 퀘벡주에서 제너럴모터스와 합작 양극재 생산 법인 ‘얼티엄캠’ 가동을 추진한다. 또 솔루스첨단소재도 올해 퀘벡주에 전지박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2027년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을 벗어나 캐나다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이 꼽힌다.

최근 캐나다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산업 육성에 나섰다. 연방 정부와 온타리오주 정부, 퀘벡주 정부는 캐나다 내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생산설비 구축에 525억 캐나다달러(약 57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K배터리 소재부터 셀까지 캐나다로 집결, 정부보조금과 무관세에 북미 생산거점 부상

▲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넥스트스타에너지’ 공장 전경. <넥스트스타에너지>


구체적으로 넥스트스타에너지에 5억3천만 캐나다달러(약 5700억 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얼티엄캠과 솔루스첨단소재의 캐나다 법인에도 각각 2억 캐나다달러(약 2200억 원)가 넘는 보조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된다.

캐나다 정부는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리튬은 최근 캐나다 정부로부터 600만 캐나다달러(약 65억 원) 규모의 리튬메탈 음극재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았다. 추후 협력을 확대해 캐나다 현지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27일(현지시각)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발표한 자국 최초 국부펀드 ‘캐나다 스트롱 펀드’는 캐나다 배터리 산업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스트롱 펀드의 초기 자본금은 250억 캐나다달러(약 27조 원) 수준으로 에너지, 핵심 광물, 농업 등의 분야에 투자를 진행한다. 에너지 분야가 포함된 만큼 ESS와 배터리에도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재개한 5천 달러 규모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 외에도 캐나다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등의 광물이 풍부해 조달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미국 수출 시 관세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미국과 비교해 저렴한 인건비와 시설 이용료 등은 비용 절감에 효과적일 수 있다.

이에 캐나다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설비 증설 논의까지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넥스트스타에너지는 현재 연산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생산능력을 50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퓨처엠도 올해 연산 3만톤 양극재 공장을 가동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연산 3만3천 톤 규모의 양극재와 연산 4만5천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라인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연산 2만5천 톤 규모에서 추후 6만3천 톤까지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할 때 지원금을 빼놓을 수 없다”며 “캐나다는 국제 정세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될수록 한국과 캐나다의 배터리 분야 협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