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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성원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 |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서성원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SK플래닛은 공격적인 투자를 해오면서 SK텔레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부담을 주고 있다.
서 사장은 지난해말 SK그룹 인사에서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 서성원, 무거워진 책임감
3일 SK플래닛 등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지난해 영업손실 3천억 원 수준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SK플래닛 관계자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3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조7822억 원, 연결기준으로 1조53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3일 발표했다. 종속 자회사에서 2500억 원 정도 손해를 본 셈이다.
SK텔레콤은 종속 자회사로 SK플래닛과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SK와이번스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 SK플래닛의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의 영업손실은 운영 중인 오픈마켓 ‘11번가’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발생했다. SK플래닛은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인 ‘지마켓’을 꺾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SK플래닛이 공격경영에 나섰던 이유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수익을 독식하는 온라인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1위 사업자는 수수료를 타업체보다 높게 받을 수 있는데 11번가는 아직 1위 업체가 아니기에 수수료를 적게 받는 저마진 판매자가 경쟁업체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위 사업자 자리를 놓고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이나 티몬, 위메프 등도 적자를 감수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 업체들은 2015년 모두 합쳐 영업손실 8천억 원대를 냈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CFO)은 3일 SK텔레콤 실적컨퍼런스 콜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커머스시장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SK플래닛을 이끌게 된 서성원 사장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성원 사장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서진우 사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동하면서 SK플래닛 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SK플래닛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어 SK플래닛의 기업가치는 SK텔레콤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 서성원, 뉴SK플래닛 만들까
SK플래닛은 2011년 10월 SK텔레콤의 플랫폼사업부문이 떨어져 나와 설립됐다. 그러나 플랫폼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실적이 계속 악화되자 유통사업 등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초 플랫폼과 T스토어사업을 쪼갠 다음 SK텔레콤에 이양했고 SK플래닛의 자회사였던 11번가를 흡수해 합병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직접 제품을 산 다음 판매하는 ‘직매입’사업에도 뛰어들었고 경기도 이천에 전용 물류센터도 열었다.
서성원 사장은 SK플래닛에서 이런 사업전환을 이끌어 왔다. SK텔링크 대표를 맡다가 2014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SK플래닛 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겨 유통사업을 맡았다.
서 사장은 신사업에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컨설팅 전문가로 꼽힌다.
1964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에서 근무했다. 그는 맥킨지에서 SK그룹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2000년대 초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발탁됐다.
그뒤 2005년 SK텔레콤 신규사업추진본부장을 맡아 종합기획사 IHQ및 음반사 YBM서울음반 인수, 음악펀드 설립 등 전략 콘텐츠분야 개발을 추진했다.
2013년 SK텔링크 사장에 올라 알뜰폰사업의 기반을 다졌고 2014년말 SK플래닛의 사업총괄(COO)에 임명돼 SK플래닛의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책임졌다.
서 사장은 내년까지 적자규모를 줄여 흑자전환을 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수 SK플래닛 재무실장은 3일 “올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쓸 계획”이라며 “무리한 비용 경쟁보다 기술기반 검색추천 대화형 커머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