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K컬처밸리 사업 때문에 부담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조 단위의 금액이 투입되는 K컬처밸리의 사업성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박근혜 게이트 연루설이 불거져 외부 투자유치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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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CJ그룹은 K컬처밸리 사업에서 물러날 경우 사업성을 무시한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한 투자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꼴이 될 수 있어 섣불리 발을 뺄 수도 없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K컬처밸리 초기 투자금 7천억 원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금이 안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으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CJ그룹에서 문화사업을 맡고 있는 CJE&M은 경기도 고양관광문화단지에 2020년까지 1조4천억 원을 투자해 한류 테마파크 ‘K컬처밸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외부 투자자들과 자금 유치에 대해 논의해 오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면서 답보상태가 이어졌다”며 “현재는 논의가 재개돼 상반기 안에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논의가 재개됐다고는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 연루설로 말이 많은 사업에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있는 점도 문제지만 K컬처밸리 사업성의 확신도 부족하다”며 “CJ그룹이 뛰어들기 전 경기도에서 K컬처밸리 부지에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추진해오다 사업자를 못 찾아 흐지부지 됐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2009년 지금 K컬처밸리 부지를 놓고 CJ그룹에 테마파크 조성의사를 타진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그 뒤에도 경기도는 사업자를 찾는데 난항을 겪었고 K컬처밸리로 이름이 바뀐 사업에 2015년말 CJ그룹이 뛰어들었다.
문제는 CJ그룹이 당장 K컬처밸리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손을 떼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검은 삼성그룹 수사가 마무리되면 SK그룹 롯데그룹 CJ그룹으로 수사대상을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CJ그룹의 K컬처밸리 투자와 이재현 회장 사면의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CJ그룹에서 K컬처밸리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철수한다면 사업성을 보지 않고 다른 이유가 있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의혹이 커질 수 있다”며 “이미 600억이 넘는 돈이 들어간 데다 특검도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2015년 12월29일 K컬처밸리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차은택 감독이 만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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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컬처밸리 조감도. |
CJE&M과 경기도가 지난해 6월 말 K컬처밸리 용지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뒤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물론 CJ그룹은 K컬처밸리의 대가성 투자 논란에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은 K컬처밸리의 사업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K컬처밸리 투자를 결정하기 전 충분히 사업성을 검토했고 테마파크만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호텔과 공연장 등 상업시설을 함께 짓기로 한 것”이라며 “몇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K컬처밸리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경기도 측에서 테마파크 조성 제의를 했을 때는 CJ그룹이 동부산 테마파크사업을 계획하고 있던 시기라 거절했던 것”이라며 “2014년 동부산 테마파크가 최종 무산되면서 다른 입지를 알아보다 K컬처밸리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