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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흑자전환에도 긴장 모드, 알 히즈아지 '샤힌 투자금' 마련 먼 길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4-27 15: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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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에쓰오일이 지난 분기의 '적자 성적표'를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에쓰오일이 주력하고 있는 샤힌(Shaheen·아랍어 매) 프로젝트에 9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에쓰오일 흑자전환에도 긴장 모드, 알 히즈아지 '샤힌 투자금' 마련 먼 길
▲ 에쓰오일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안와르 에이 알 히즈아지 사장(사진)은 9조 원이 넘는 샤힌 프로젝트를 원활히 추진하는 일에 가장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 홈페이지 갈무리>

27일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조776억 원, 영업이익 515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61.3%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봤던 에쓰오일은 1분기만에 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은 유가가 지난해 12월 연간 최저점까지 하락한 데 영향을 받아 지난해 4분기에 15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에쓰오일이 지난해 1분기에 1조3319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국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2021년 4분기 평균 84.88달러에서 2022년 1분기 평균 95.43달러로 뛰었고 이 기간 에쓰오일의 재고 관련 이익은 5620억 원에 이르렀다.

이날 발표된 에쓰오일 실적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는 올해부터 모두 9조2580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석유화학사업인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는 데에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단일로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이자 석유화학 투자로 꼽힌다. 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으로 180만 톤짜리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 등 석유화학 플랜트를 짓는 사업이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상세설계, 주요 설비 발주, 부지 정비작업 등의 설계·조달·시공(EPC) 단계를 거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은 에쓰오일 새 대표이사로 내정된 알 히즈아지 사장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4조8천억 원을 들여 2018년 완공한 1단계 석유화학 플랜트(중질유분해시설 및 올레핀하류시설·RUC/ODC) 건설이 마무리되기 이전부터 구체화할 만큼 공을 들여온 사업이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현재 매출 비중이 80%를 넘는 정유 부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2026년 샤힌 프로젝트 완공 뒤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배 이상인 2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알 히즈아지 사장은 벌어들인 이익을 차곡차곡 쌓고 관리해야 샤힌 프로젝트에 필요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록 부채비율을 2020년 말 176%에서 2022년 말 131%로,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4조9920억 원에서 3조7580억 원으로 낮췄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3103억 원이다. 올해 필요 자금과 비교하면 7600억 원 이상 부족한 상태다. 

에쓰오일의 연간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 1375억, 2022년 4189억 원에서 올해 2조791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올해 샤힌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자본적지출은 1조4833억 원에 이른다. 

샤힌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1단계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공사 자금 투입을 보면 후반부인 2017~2018년에 75% 이상이 몰리곤 했다. 

다시 말해 이익을 매년 내지 않으면 부채비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들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돼 시장 금리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향 안정돼 자금조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은행 차입도 금융기관들과 세부조건을 협의하고 있다”며 “시장 금리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빠른 시일 안에 금융 약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에쓰오일의 실적이 유가와 정제마진 등 외부 지표에 크게 좌우돼 실적을 쉽게 예상하기 힘든 점도 알 하지아즈 사장이 확보한 이익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유가는 올해로만 한정해 봐도 변동 폭이 매우 큰 편이다.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은행 불안에 3월24일 배럴당 74.10달러까지 내렸다가 4월12일에는 한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배럴당 86.3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의 올해 유가 전망도 배럴당 8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편차가 크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도 에쓰오일 실적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5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시작과 함께 정제마진이 급락하는 등 올해 정유업황 하락 및 실적 감소 예상 등을 고려해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춘다”며 “업황 개선을 위해서는 내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올해 2~3분기 ‘드라이빙 시즌’으로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휘발유의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것”이라며 에쓰오일에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에쓰오일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정제마진이 최근 하향 조정됐지만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수요 증가와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로 인해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뒤 첫 노동절 연휴와 계절적 성수기 도래로 휘발유와 항공유 수요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알 히즈아지 사장은 5월9일 에쓰오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한 에쓰오일의 공식 발표는 아직이지만 에쓰오일은 사내이사가 1명뿐이기 때문에 사내이사 신규 선임은 사실상 대표이사 선임을 의미한다. 현재 에쓰오일의 사내이사는 2019년 6월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 사장이다.

알 히즈아지 사장은 1972년생으로 2010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임원으로 재직해 왔다. 2016년부터는 아람코 아시아 재팬 대표(Representative Director)를, 2018년부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아람코 아시아 사장을 맡았다.

에쓰오일 이사회는 알 히즈아지 사장의 사내이사 추천 사유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에너지 회사 아람코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는 에너지업계의 전문가로 회사의 경영과 글로벌 성장 및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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