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모임통장 상품을 통해 금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지점 등 실물자산이 없어 확보한 고객 수를 통한 금융 플랫폼의 강화가 사업 성패의 열쇠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모임통장을 내놓고 금융 플랫폼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2월 모임통장 상품을 출시해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의 고객을 토스뱅크로 끌어오기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토스는 2022년 12월 기준 고객 수 약 2천만 명, 월간활성이용자(MAU) 수 약 136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토스의 은행 계열사인 토스뱅크는 약 360만 명의 고객 수를 나타내고 있다.
홍 대표는 2천만 명이라는 거대 고객 수를 보유한 토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스뱅크로 유입된 고객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이번 모임통장 상품 출시를 통해 토스로부터 고객 수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모임통장이란 가족, 부부, 연인, 친구, 직장 등에서 모임을 만들 때 회비 등을 효율적으로 편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을 말한다.
기존에 모임통장 상품을 가장 잘 활용한 곳은 국내 대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모기업인 카카오가 약 39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국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불린다는 점을 바탕으로 모임통장 상품을 만들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모임통장을 개설한 뒤 카카오를 통해 모임에 초대할 사람들을 초대하는 방법으로 카카오의 가입자를 카카오뱅크에 끌어올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에 △실시간 내역 공개 △회비관리 메시지 △자동이체 등록 등의 기능을 담았다.
카카오뱅크는 모임에서 가장 어려운 자리인 총무가 편하게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모임통장 상품에 탑재해 카카오만 사용하며 카카오뱅크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들도 대거 유입되는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모임통장 등의 혁신 상품을 바탕으로 설립한 지 약 7년 만인 2022년 12월 기준 고객 수 약 2천만 명을 넘어섰다. 약 1천만 명의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고객 수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유입의 핵심이었던 모임통장을 올해 더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27일 모임통장에 생활비 관리 기능과 회비 관리 기능을 추가했다.
생활비 관리 기능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임통장 기능으로 목표 생활비를 설정하거나 예산 대비 지출 현황 비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비 관리 기능은 회비 규칙을 미리 설정해 모임 회원들에게 알림을 보내준다. 회비 금액과 날짜를 설정하면 미리 알림을 보내는 것이다. 미입금 버튼도 추가해 입금하지 않은 회원들에게만 따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홍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모임통장으로 얻은 고객 유입 효과를 토스뱅크가 누리게 된다면 금융플랫폼으로 입지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 계산으로 토스뱅크에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로부터 낸 고객 유입 효과인 50%를 대입하면 토스뱅크 고객 수 약 1천만 명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고객 수인 360만 명의 3배에 가까운 고객 수를 확보하는 셈이다.
토스뱅크가 모임통장을 통해 확보한 고객으로 금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면 모기업 토스의 연계 사업에도 더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6일
이승건 토스 대표이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육아 관련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창업자에 투자 및 펀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의 발표는 토스에 모인 개인 고객과 사업자를 잇는 연계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업자 고객과 개인 고객을 연계하는 사업인 만큼 플랫폼에 모인 고객 수가 사업 성패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에는 약 2천만 명이라는 개인 고객이 있지만 대부분 다른 은행의 계좌를 이용하며 간편 결제만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가 이들을 고객으로 유입하며 모임통장을 통한 자금까지 모으게 되면 토스 연계 플랫폼 사업에 더 큰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