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글로벌 위상을 높이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맞소송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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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중국 경제매체 신랑차이찡(新浪財經)은 25일 화웨이가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법원과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화웨이의 4세대 이동통신(4G)기술과 운영체제, 이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등을 삼성전자가 무단으로 사용해 이익을 거둔 만큼 사용에 따른 정당한 현금배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딩젠신 화웨이 지적재산권부장은 “화웨이는 지금까지 특허 보유자에게 대금을 지불하거나 라이선스 교차계약 등 정당한 방식으로 특허를 이용해왔다”며 “삼성전자 역시 특허 생태계를 존중해 화웨이 구성원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일궈낸 성과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신기술과 신제품, 무선통신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모두 9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2015년 화웨이 전체매출의 15%를 차지한다.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지난 2년 동안 글로벌에서 특허신청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가 지난해 신청한 특허는 총 3898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비교해 456건이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특허신청 2위는 미국의 퀄컴(2442건)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중국의 ZTE(2155건), 삼성전자(1683건), 미츠비시전기(1593건) 순이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 수는 총 5만377건으로 나타났다. 이 특허에는 스마트폰과 관련한 4세대 이동통신기술, 운영체제, 이용자 인터페이스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 전자업계는 “화웨이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만 않았을 뿐 방대한 특허를 앞세워 업계 선두주자를 견제하고 화웨이의 글로벌 지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법원 판결을 받을 경우 벌금 또는 해당 특허를 활용한 제품 판매금지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애플로부터 소송을 제기당했는데 특허를 침해했다는 법정 판결과 함께 특허침해 제품 판매금지 명령을 받았다. 삼성전자를 이 명령을 철회시키기 위해 애플에 5억480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했다.
일각에서 화웨이의 특허침해 소송이 궁극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로열티를 챙기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애플과 퀄컴,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지적재산권관리국은 지난해 화웨이가 애플에 특허 769건, 애플이 화웨이에게 특허 98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신랑차이찡은 “화웨이가 애플에게 라이선스를 제공해 로열티를 받고 있는 걸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비밀협약에 따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며 “화웨이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화웨이에게 낸 로열티가 수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대해 맞소송으로 대응한다는 강경입장을 세웠다.
안승호 삼성전자 지적재산권(IP)센터장은 이날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해 “소송을 당했는데 맞소송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손효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