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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국회의원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 세종특별자치시)가 3월 12일 세종시 도담동 까사리움 빌딩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해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진영 좌장격인 이해찬 전 총리(세종시, 6선)가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김 대표의 사심이 작용한 오판이자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민주는 14일 이 전 총리를 포함해 이미경(서울 은평갑, 5선), 정호준(서울 중성동을,초선) 등 현역의원 3인의 탈락을 뼈대로 한 공천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지역구 3곳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 전 총리는 정밀 심사대상인 ‘하위 50%’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무적 판단에 따라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대표는 이 전 총리의 공천배제와 관련해 이날 “그런 이유를 나한테 물어보지 말라”며 “정무적 판단을 어떻게 언론에 이야기하느냐, 정무적 판단은 정무적 판단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선거활동을 예정대로 해 나가겠다”며 반발했다.
이 전 총리는 중앙당이 공천배제 결정을 밝힌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세종특별자치시당에서 긴급회의를 연 뒤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나는 평화민주당 때부터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시작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더불어민주당의 적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종인 대표의 아픈 기억에 대한 사심이 작용한 오판이자 정치보복이며 당의 구심점을 없애서 멋대로 해보겠다는 계획”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전 총리와 김 대표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평민당 후보로, 김 대표는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섰는데 이 전 총리가 약 5천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 전 총리가 말한 ‘사심’과 ‘아픈 기억에 대한 정치보복’은 당시 일을 말한 것이다.
이 전 총리에 대한 공천 배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이 아니라 김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이 전 총리 공천은 내 손을 떠나 비대위의 정무적 판단이 남은 상황”이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
김 대표가 범친노계의 세력약화를 통해 당내 헤게모니를 장악해 나가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일하게 맞담배를 피울 정도로 가까운 핵심 측근이었는데 2002년 대선에서 선거기획단장을 맡아 정권창출에 기여했고 참여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았다.
이 전 총리는 참여정부 출범 후인 2003년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을 이끌며 노무현 정부와 운명을 함께 했다.
그는 2004년 6월 노 전 대통령이 탄핵정국에서 복귀한 후 2기 총리로 발탁되면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실세 총리’로 부상했다. 총리 시절 대정부질문 때 한나라당 의원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벌여 ‘버럭 해찬’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2007년에는 친노 단일 후보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 대권을 노렸지만 정동영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그는 당 정책위위장만 세 번을 지냈고 교육부장관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을 지휘했던 경험을 고리로 지난 19대 총선에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전 총리는 한명숙 전 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당내 유일한 '친노 좌장'으로 불려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