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전문성을 강화하고 상장지수펀드상품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 신설 및 인력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상장지수펀드 경쟁력을 높여 은행과 시너지를 내면 신한금융그룹의 '원 신한(하나의 신한)' 전략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ETF운용센터를 신설하고 조직 구성 및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ETF운용센터 신설을 준비해왔다”며 “아직 ETF운용센터의 구체적 규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조직을 꾸려가는 단계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은 김정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팀장을 영입해 센터장 자리를 맡겼다.
ETF운용센터 구성이 마무리되면 기존 퀀트운용팀에서 맡고 있는 상장지수펀드 운용을 전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테마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액티브 등 다양한 상장지수펀드상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자산운용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 순자산총액(AUM)은 3월 말 기준으로 71조3371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에 이어 5위다.
하지만 2020년 순이익은 267억 원을 거둬 국내 운용사 가운데 9위에 그쳤다. 2019년 순이익 순위는 8위였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100개가 넘는 상장지수펀드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그 뒤를 KB자산운용(76개), 한국투자신탁운용(46개), 한화자산운용(40개), 키움투자자산운용(28개), NH아문디자산운용(16개) 등이 따르고 있다.
반면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 상품은 5개뿐이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총액은 5229억 원으로 상장지수펀드시장 점유율은 0.9%에 불과하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등으로 공모펀드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거래 및 환매가 쉬운 상장지수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순자산총액은 올해 2월 말 기준 56조 원을 넘어서면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유치 성과를 거둔다면 실적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상장지수펀드 상품군을 확대한다면 신한금융그룹이 추진하는 ‘원 신한(하나의 신한)’ 전략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 사이 원활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키우는 하나의 신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하나의 신한 전략 아래 계열사 시너지를 키울 수 있는 자산관리 상품을 만들어 계열사에 공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만들면 이후 은행을 통해 신탁상품으로 연계해 판매할 수 있어 계열사 사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자산관리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신한은행 자산관리본부장과 신한금융 자산관리 매트릭스 그룹장 등을 맡으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신한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이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신한자산운용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말 첫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룹이 다시 한번 신임을 보낸 만큼 이에 걸맞는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1월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에서 보유하고 있던 신한자산운용 지분 35%를 매입해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회사이름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신한자산운용으로 변경하면서 기대를 내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