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법인차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법인차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신형 에쿠스와 신형 K7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올해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이 법인차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도 주목된다.
주요기업 임원이 타는 차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일반고객 대상의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 현대차, 신형 에쿠스로 주요기업 CEO 공략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연말 신형 에쿠스를 출시한다. 현재 12월 출시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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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신형 에쿠스는 2009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당초 내년 초 신형 에쿠스를 선보이려 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등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지자 출시일정을 앞당겼다.
임원인사 일정에 맞춰 출시하면 판매량 증대효과뿐만 아니라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법인차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주요기업 임원들은 현대차의 에쿠스와 제네시스, 그랜저를 가장 많이 선택한다. 2014년 에쿠스의 업무용 판매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성그룹과 LG그룹, SK그룹 등 국내 주요기업들은 배기량 기준으로 임원들에게 업무용 차량을 지급한다. 사장이나 부사장 등 CEO급은 대부분 에쿠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아차도 이르면 올해 안에 신형 K7을 출시한다. 기아차는 2009년 1세대 K7과 2012년 K7의 부분변경 모델을 모두 11월에 출시하며 상무급 임원을 노렸다.
올해 역시 신형 K7 출시와 함께 법인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은 배기량 3000cc 이하, 전무급은 3500cc 이하의 차량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상무급은 보통 현대차의 그랜저, 기아차의 K7을 많이 선택하고 전무급은 현대차의 제네시스나 기아차의 K9을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아슬란, 법인수요 잡을까
지난해 법인차시장에서 굴욕을 겪었던 아슬란이 올해 설욕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연말과 연초에 있을 임원인사에 따른 법인수요를 노렸다. 상무급 임원을 겨냥해 직접 운전할 때 편안한 전륜구동인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아슬란 출시 전까지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등 3단계로 임원을 공략했지만 아슬란 출시 뒤 초급 임원은 그랜저와 아슬란으로, 전무 이상 임원은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으로 판매전략을 세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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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이 2014년 10월30일 '아슬란'을 선보이고 있다. |
하지만 지난해 삼성그룹과 LG그룹, SK그룹 등이 법인차로 아슬란을 채택하지 않으면 법인 판매에 차질을 빚었다.
아슬란은 지난해 10월 출시돼 대부분 인사가 마무리된 올해 2월까지 4700여 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법인수요의 비중도 기대보다 낮았다.
하지만 올해 아슬란 구매 고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진 만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아슬란 판매량은 8월 425대로 바닥을 찍은 뒤 9월 821대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 한국GM과 쌍용차도 도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을 에쿠스에서 체어맨으로 바꾼 일이 법인차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을 체어맨으로 바꾼 사실이 알려진 뒤 체어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체어맨은 9월 129대 판매되며 8월 68대보다 판매량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쌍용차가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벌인 점도 한몫했지만 이 부회장이 탄다는 사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연말 삼성그룹의 임원인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체어맨을 고수할 경우 삼성그룹 전체 임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원들이 차를 선택할 때 체어맨보다 낮은 급의 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CEO들이 에쿠스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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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회장이 8월11일 쉐보레 임팔라를 공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그동안 법인차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한국GM이 임팔라로 법인수요를 어느 정도 끌어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한국GM이 8월 출시한 임팔라는 8월 240여 대, 9월 1600여 대가 판매됐다. 특히 9월에는 준대형 세단시장의 절대강자 그랜저에 이어 판매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GM이 그동안 내놓은 베리타스, 스테이츠맨, 알페온은 법인차시장에서 외면받아 왔다.
하지만 한국GM이 이번에 임팔라를 내세워 법인차 판매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