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부품인 코어까지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몽구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AP를 탑재하는 전략을 확고히 하고 전체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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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의 자체 코어 전략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의 최적화 성능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13일 삼성전자가 ‘몽구스’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에 기존 엑시노스7420보다 대폭 성능이 향상된 모바일 AP를 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몽구스 프로젝트를 통해 2016년 새로운 공정의 독자 모바일 프로세서인 엑시노스M1(엑시노스8890)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 제품은 싱글코어에서 애플과 큰 성능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멀티코어에서는 애플 A9칩보다 60%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몽구스라는 이름으로 차기 모바일 AP 엑시노스M1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품과 달리 엑시노스M1에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표준설계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대신 ARM의 설계를 엑시노스에 맞게 개조(커스터마이징)한 코어를 탑재한다. 맞춤화된 코어는 일반적으로 ARM의 표준설계 제품보다 전력 효율성과 속도에서 우수하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된 엑시노스7420에 ARM의 코텍스A72 코어를 넣었다. 반면 퀄컴과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품에 ARM의 코어를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엑시노스M1은 최근 성능실험 결과 애플의 A9프로세서보다 단일작업에서 근소하게 밀렸지만 다중작업에서는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몽구스 프로젝트를 통해 AP 시장의 1위 업체 퀄컴을 누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에 퀄컴의 AP 대신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에도 엑시노스7420을 제공하며 공급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을 ‘몽구스’로 지은 것도 퀄컴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으로 나온다.
퀄컴은 AP제품 ‘스냅드래곤805’까지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만든 코어 ‘크레이트’를 넣어왔다. 크레이트는 맹독을 가진 뱀이며 몽구스는 독사를 잡아먹는 동물이다.
삼성전자가 AP 안에 들어가는 코어까지 자체 설계할 경우 스마트폰 제품의 최적화 정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P 내부의 코어도 자체 설계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역량이 향상될 것”이라며 “특히 자체 설계 AP를 활용해 스마트폰 제품 최적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