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10 화면의 카메라 구멍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배경화면을 만드는 놀이문화의 소재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의견을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소통하면서 갤럭시S10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있다.
▲ 삼성전자가 디즈니, 픽사와 협업해 만든 갤럭시S10 전용 배경화면.< 삼성전자 블로그 > |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10의 전면에 위치한 카메라 구멍을 이미지의 일부분으로 사용한 다양한 배경화면이 세계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10에 적용된 카메라 구멍이 창의성을 드러낼 수 있는 촉매가 되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직접 창의적 배경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검정색 카메라 구멍을 강아지 코나 선글라스, 단추, 당구공 등으로 활용한 배경화면을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거나 갤럭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과 관련된 이런 반응을 주목하고 제품에 다시 반영하며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즈니, 픽사와 공식적으로 제휴를 맺고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카메라 구멍과 어우러지는 갤럭시S10 전용 배경화면을 내놓고 온라인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카메라 구멍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인기 캐릭터 울라푸의 단추가 되기도 하고 미키마우스의 귀가 되기도 한다.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경화면을 공유하며 기발하고 귀엽다는 후기를 많이 남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유행하는 놀이문화를 차용해 갤럭시S10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갤럭시S10 앞면의 카메라 구멍은 삼성전자가 앞면 전체를 화면으로 채우기 위한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긴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화면의 테두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카메라 구멍을 뚫는 방법을 선택했다.
앞면에 생긴 카메라 구멍을 두고 소비자와 여론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오른쪽 상단 구석의 구멍은 다소 산만하다”며 갤럭시S10에 화면 테두리를 키워 카메라 구멍을 가리는 옵션이 탑재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담뱃불로 탄 자국 같다는 조롱을 받았던 카메라 구멍이 오히려 새로운 놀이문화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디즈니·픽사와 협업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창작 커뮤니티 그라폴리오와 손잡고 갤럭시S10과 갤럭시S10+의 카메라 구멍을 활용한 배경화면 공모전도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10의 카메라 구멍을 두고 벌어지는 이러한 모습은 애플이 2017년 아이폰X에서 노치 디자인을 선보였을 때와는 꽤나 다르다.
애플은 아이폰X 스마트폰 화면을 최대한 키우면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탑재하기 위해 전면의 상단부를 움푹 파낸 형태의 노치 디자인을 채택했다.
애플은 아이폰X 출시 초반에 제품 디자인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이듬해 출시한 아이폰XS 광고에서는 노치 디자인을 교묘하게 숨겨 미국에서 소비자에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제품의 흠으로 지적된 카메라 구멍을 전면에 내세우며 오히려 제품의 장점으로 적극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전용 배경화면을 소개하며 "멋지고 놀라운 창작물들을 보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갤럭시S10 이용자들에게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