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은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최대 10억 유로를 투자하는 방안을 이사회를 거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독이사회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4일 밝혔다.
▲ 폴크스바겐 로고.
폴크스바겐은 독일 남동부의 잘츠기터(Salzgitter)의 배터리공장을 증설해 이르면 3~4년 안에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배터리 전문회사와 협업을 통해 새 배터리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세웠다.
한스 디터 푀쉬 감사이사회 회장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폴크스바겐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의 완성차 생산계획에 맞출 수 있도록 유럽 지역에서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약 70종, 22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서는 연 300기가와트시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가 필요하다.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축은 이미 끝났거나 아니면 이제 막 증축을 시작해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를 확보하기 힘들다”며 “필요한 배터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려 한다”고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안에 리튬이온 샘플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 다음 단계로 파트너사와 함께 독일 내 가능한 지역에 기가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중국 리튬공업업체인 간펑(Ganfeng)과 향후 10년 동안 리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코발트 함량을 기존 12~14%에서 5% 이하로 낮추고 아예 코발트를 쓰지 않는 코발트프리 배터리 셀(cobalt-free battery cells)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로 쓰였지만 원료 단가가 높아 배터리업체들은 코발트 함유량을 줄인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는 "자동차산업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으며 폴크스바겐은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폴크스바겐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한편 폴크스바겐의 이번 자체배터리 생산 발표를 놓고 독일언론 일렉트리브넷(electrive.net)은 “폴크스바겐이 독자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하기는 어렵고 SK이노베이션과 제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