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또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유임됐지만, 추락하는 영업이익 때문에 미래전략실의 특별감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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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뉴시스> |
삼성그룹이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감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최근 삼성증권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한 데 이어 추가로 특별감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기감사의 경우 3년에 한번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진단 차원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특별감사의 경우 차원이 다르다.
삼성그룹은 특별감사를 통해 삼성증권의 실적악화 원인을 꼼꼼히 살펴 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7억 원으로 2012년 2291억 원의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도 2012년 1743억 원에서 지난해 110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업계 순위도 2012년 3위에서 지난해 13위로 떨어졌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1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2013 회계연도를 돌이켜 보면 사면초가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한 해였다”며 “삼성증권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지만 당기순이익이 110억 원에 그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증권에 대한 주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김 사장은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삼성그룹 정기인사에서 유임됐다. 그러나 이번 특별감사의 후폭풍도 견뎌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사장은 대부분의 금융계열회사 수장들이 교체됐던 지난해 정기인사에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삼성증권 인력을 다른 계열사에 배치하고 점포 수를 줄이는 등 선제적 비용절감에 나선 것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실적 끌어올리기에 애를 쓰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에만 회사 주식 4천 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7일 2천 주를 주당 3만9천 원 선에 매입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2천 주를 3만7천 원 선에 매입했다. 김 사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2012년 9월 말 이후 1년 반 만이다. 김 사장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삼성증권은 주가가 저평가된 데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해 고객중심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객중심 경영을 위해 직원평가보상제도와 고객 수익률을 연동하기로 했다. 그는 “특정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많이 팔아 판매 실적이 높더라도 이후 고객 수익률이 저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이 경우 관리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간주해 해당 자산과 관련한 성과급에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평가도 특정고객에게서 실적을 많이 올린 직원보다 많은 고객에게서 고른 실적을 거둔 직원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은행 부문에서 기업신용공여 업무를 강화하고 프로젝트 사모펀드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금융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부터 자문도 얻는다. 김 사장은 “글로벌 IB뿐 아니라 경제연구소와 산업계, 학계 전문가 그룹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외부 자문상품 선정의 투명성과 성공확률을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54년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입문했다. 삼성그룹 재무팀을 비롯해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카드 증권 자산운용 업무를 맡아 그룹 내에서 금융통으로 통한다. 2010년 삼성자산운용 사장 시절 회사를 업계 1위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2011년 말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