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그룹 ‘4자연합’의 공동행동 약정 구속력이 향후 그룹의 경영 향방을 좌우할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해야 하는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 1심에서 승리하면서다. 앞으로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안건에서도 협약이 실제 공동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1일 법조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600억 원 규모 위약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울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의 투자 여부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한 합의와 실제 투자를 확정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합의를 구분했다.
사업에 확정적으로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투자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재논의도 기존 4자연합의 합의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자연합의 의결권 공동행사와 관련한 협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사업을 함께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결론까지 따르기로 약속했다고 인정되지는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이 신 회장에게 공동행동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어떤 결정까지 합의했는지, 이후 행동이 그 합의를 벗어났는지를 둘러싼 이견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이미 송 회장 측은 항소를 예고했다.
송 회장 측 변호인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항소 계획은 있지만 1심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주주간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거나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없앤 것은 아니다.
9월29일 제출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에도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한양정밀, 킬링턴 사이의 주주간계약은 기재돼 있다. 2025년 1월6일 체결된 계약으로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공동행사 등을 포함한다.
계약상 공동행동 의무는 남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같은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신뢰 관계는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번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신 회장은 임 부회장이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해 200억 원의 위약벌 책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이 가운데 100억 원을 보전하기 위해 신 회장이 신청한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압류를 7월29일 받아들였다.
신 회장 측이 문제 삼은 것은 임 부회장이 보유한 것으로 밝힌 한미사이언스 지분 9.15% 가운데 2.7%다. 신 회장 측은 이 주식이 에쿼티퍼스트와의 환매조건부 거래 이후 시장에서 매각돼 임 부회장이 2025년과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공동 의결권 행사 의무 위반으로 본 것이다. 다만 가압류는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잠정 조치로 임 부회장의 계약 위반 책임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동행동을 위해 4자연합이 맺은 협약이 오히려 서로의 행동을 문제 삼는 법적 분쟁의 근거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은 이런 법적 대응이 연합의 균열로 해석되는 데는 선을 긋고 있다.
신 회장은 8월 가압류 결정과 관련해 “이번 건으로 4자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수백억 원대 위약벌 청구와 상대방 주식에 대한 가압류까지 이어진 상황을 놓고 볼 때 앞으로도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요 안건에 합의하더라도 그 범위와 이행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시상 공동보유 지분 역시 연합의 실질적 결집력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9월29일 공시 기준 신 회장과 한양정밀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주식 수를 합산해 계산하면 35.11%다. 같은 공시에서 신 회장 측을 제외한 나머지 공동보유분은 34.02%다. 여기에는 송 회장 3.84%, 임 부회장 9.15%, 킬링턴 9.81%와 친인척,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등의 보유분이 포함돼 있다.
현실적으로 4자연합이 곧바로 해체되기보다는 계약을 유지한 채 사안마다 협의와 대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협약에 따른 공동행동 의무가 남아 있어도 합의 내용을 달리 해석한다면 실제 의결권 행사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이사 선임과 주요 경영안건에서 실제로 같은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지가 협약의 실효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들이 협약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결정을 지지한다면 공동행동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 사이 법적 분쟁이 회사 경영에 미칠 영향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미 구축한 만큼 4자 연합의 법정 공방이 회사 사업과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해야 하는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600억 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 1심에서 승리하면서다. 앞으로 이사회 구성과 주요 경영안건에서도 협약이 실제 공동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연합이 서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1일 법조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 600억 원 규모 위약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울 반포 시니어케어 사업의 투자 여부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로 한 합의와 실제 투자를 확정적으로 진행하기로 한 합의를 구분했다.
사업에 확정적으로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투자 조건을 확인하기 위한 재논의도 기존 4자연합의 합의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자연합의 의결권 공동행사와 관련한 협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사업을 함께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결론까지 따르기로 약속했다고 인정되지는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이 신 회장에게 공동행동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어떤 결정까지 합의했는지, 이후 행동이 그 합의를 벗어났는지를 둘러싼 이견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떠오른다.
이미 송 회장 측은 항소를 예고했다.
송 회장 측 변호인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항소 계획은 있지만 1심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주주간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거나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없앤 것은 아니다.
9월29일 제출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에도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한양정밀, 킬링턴 사이의 주주간계약은 기재돼 있다. 2025년 1월6일 체결된 계약으로 이사회 구성과 의결권 공동행사 등을 포함한다.
계약상 공동행동 의무는 남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같은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신뢰 관계는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번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신 회장은 임 부회장이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해 200억 원의 위약벌 책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이 가운데 100억 원을 보전하기 위해 신 회장이 신청한 임 부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가압류를 7월29일 받아들였다.
신 회장 측이 문제 삼은 것은 임 부회장이 보유한 것으로 밝힌 한미사이언스 지분 9.15% 가운데 2.7%다. 신 회장 측은 이 주식이 에쿼티퍼스트와의 환매조건부 거래 이후 시장에서 매각돼 임 부회장이 2025년과 202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공동 의결권 행사 의무 위반으로 본 것이다. 다만 가압류는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잠정 조치로 임 부회장의 계약 위반 책임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동행동을 위해 4자연합이 맺은 협약이 오히려 서로의 행동을 문제 삼는 법적 분쟁의 근거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은 이런 법적 대응이 연합의 균열로 해석되는 데는 선을 긋고 있다.
신 회장은 8월 가압류 결정과 관련해 “이번 건으로 4자연합에 본질적 균열이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연합이 의결권 공동행동 범위를 놓고 대립이 반복될 가능성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 모습. <한미약품>
그러나 수백억 원대 위약벌 청구와 상대방 주식에 대한 가압류까지 이어진 상황을 놓고 볼 때 앞으로도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요 안건에 합의하더라도 그 범위와 이행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시상 공동보유 지분 역시 연합의 실질적 결집력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9월29일 공시 기준 신 회장과 한양정밀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주식 수를 합산해 계산하면 35.11%다. 같은 공시에서 신 회장 측을 제외한 나머지 공동보유분은 34.02%다. 여기에는 송 회장 3.84%, 임 부회장 9.15%, 킬링턴 9.81%와 친인척,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등의 보유분이 포함돼 있다.
현실적으로 4자연합이 곧바로 해체되기보다는 계약을 유지한 채 사안마다 협의와 대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협약에 따른 공동행동 의무가 남아 있어도 합의 내용을 달리 해석한다면 실제 의결권 행사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이사 선임과 주요 경영안건에서 실제로 같은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지가 협약의 실효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들이 협약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다른 결정을 지지한다면 공동행동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다시 이어질 수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주주 사이 법적 분쟁이 회사 경영에 미칠 영향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미 구축한 만큼 4자 연합의 법정 공방이 회사 사업과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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