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해법으로 직접 가격 규제와 함께 시장 경쟁 활성화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 최혜대우와 관련한 거래조건을 일부 자진 시정한 가운데 공정위는 두 회사의 과거 행위 위법성과 앞으로 유사한 요구의 허용 범위를 가를 본안 판단을 연내 추진하고 있다.
이 판단에서 마련될 법집행 기준이 저수수료 플랫폼의 가격·할인 경쟁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 해법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29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수수료를 낮추려면 경쟁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배달앱 입점업체가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등으로 매출의 4분의 1가량을 부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놓고 "과도한 건 맞다"고 평가했다.
그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이 심해지면 사업자가 소비자나 거래 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동기가 줄어든다며 "경쟁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조사에서도 배달앱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1250곳을 대상으로 6월18일~7월3일 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배달앱 입점업체가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지출하는 거래비용은 월평균 매출액의 26.2%로 지난해보다 5.2%포인트 높아졌다. 배달앱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48.5%로 조사됐다.
정부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의 경쟁을 확대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 1240억 원을 편성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 가운데 공공성과 시장성을 갖춘 3~4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이 가운데 1200억 원을 소비자 할인쿠폰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중개수수료가 0~2% 수준으로 민간 대형 플랫폼보다 낮은 공공배달앱에 이용자를 끌어들여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공배달앱이 낮은 중개수수료를 제시하는 것만으로 기존 대형 플랫폼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입점업체가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 줄어든 비용의 일부를 음식 가격 인하나 할인 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면 해당 플랫폼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입점업체가 플랫폼마다 다른 가격이나 할인 혜택을 설정하는 데 제약을 받으면 공공·후발 배달앱이 낮은 수수료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차이로 연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공정위가 본안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사건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혜대우 요구는 배달앱이 입점업체에 자사 앱에서 적용하는 음식 가격이나 최소주문금액, 할인 등의 거래조건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맞추도록 요구하는 것을 뜻한다.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2023년 3월부터, 배민이 2024년 5월부터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최소주문금액, 할인쿠폰 등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배달 혜택 등이 제공되는 배민클럽과 쿠팡 와우매장에서 제외했다는 것이 심사관 측의 판단이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사업활동 방해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경영간섭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과징금 산정과 관련된 매출액은 배민 약 7300억 원, 쿠팡 약 7100억 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심사관의 의견은 전원회의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배민과 쿠팡은 앞서 문제가 된 거래조건을 일부 자진 시정하고 상생지원 방안도 제시하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배민은 다른 배달앱보다 최소주문금액·할인혜택·메뉴가격 등을 불리하게 설정하지 않도록 한 배민클럽 선정 기준을 폐기했고, 쿠팡도 와우매장 제도와 무료배달 혜택을 연계하는 정책을 중단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공정위는 6월 두 회사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고 원사건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판단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배민과 쿠팡의 최혜대우 사건에 대해 연내 결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거래조건이 변경된 만큼 본안 심의는 문제가 된 과거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데 더해 앞으로 유사한 최혜대우 요구를 어디까지 규율할지 법집행 기준을 구체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원회의가 심사관의 판단을 받아들여 위법성을 인정하면 향후 유사한 최혜대우 요구를 규율할 법집행 기준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수수료 플랫폼의 입점업체가 절감한 비용을 플랫폼별 가격이나 할인 차별화로 연결할 수 있는 경쟁 여건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원회의가 심사관 의견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자체가 곧바로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입점업체가 저수수료 플랫폼에서 절감한 비용을 실제 가격이나 할인에 반영하고 소비자가 이에 반응해 이동해야 저수수료 플랫폼의 이용자와 입점업체가 늘면서 기존 사업자에도 수수료 경쟁 압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8월부터 배달·오픈마켓·숙박 등 3대 플랫폼 분야를 대상으로 입점업체 설문과 플랫폼 사업자 서면실태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11월12일까지 수수료·광고비 구조와 운영 실태, 데이터 관련 정책 등을 살펴 향후 플랫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 위원장이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독과점 구조와 경쟁 부족의 문제로 연결한 가운데 배민과 쿠팡의 최혜대우 사건에 대한 본안 판단은 기존 대형 플랫폼의 거래관행을 어디까지 규율해야 저수수료 플랫폼의 가격 경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 최혜대우와 관련한 거래조건을 일부 자진 시정한 가운데 공정위는 두 회사의 과거 행위 위법성과 앞으로 유사한 요구의 허용 범위를 가를 본안 판단을 연내 추진하고 있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현안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판단에서 마련될 법집행 기준이 저수수료 플랫폼의 가격·할인 경쟁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 해법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은 29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수수료를 낮추려면 경쟁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배달앱 입점업체가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등으로 매출의 4분의 1가량을 부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놓고 "과도한 건 맞다"고 평가했다.
그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이 심해지면 사업자가 소비자나 거래 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동기가 줄어든다며 "경쟁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조사에서도 배달앱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온라인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1250곳을 대상으로 6월18일~7월3일 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배달앱 입점업체가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지출하는 거래비용은 월평균 매출액의 26.2%로 지난해보다 5.2%포인트 높아졌다. 배달앱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48.5%로 조사됐다.
정부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시장의 경쟁을 확대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상생배달앱 지원 예산 1240억 원을 편성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 가운데 공공성과 시장성을 갖춘 3~4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이 가운데 1200억 원을 소비자 할인쿠폰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중개수수료가 0~2% 수준으로 민간 대형 플랫폼보다 낮은 공공배달앱에 이용자를 끌어들여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공배달앱이 낮은 중개수수료를 제시하는 것만으로 기존 대형 플랫폼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입점업체가 수수료가 낮은 플랫폼에서 줄어든 비용의 일부를 음식 가격 인하나 할인 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면 해당 플랫폼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입점업체가 플랫폼마다 다른 가격이나 할인 혜택을 설정하는 데 제약을 받으면 공공·후발 배달앱이 낮은 수수료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차이로 연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공정위가 본안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 사건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혜대우 요구는 배달앱이 입점업체에 자사 앱에서 적용하는 음식 가격이나 최소주문금액, 할인 등의 거래조건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맞추도록 요구하는 것을 뜻한다.
공정위 심사관은 쿠팡이 2023년 3월부터, 배민이 2024년 5월부터 입점업체에 음식 가격과 최소주문금액, 할인쿠폰 등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게 설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배달 혜택 등이 제공되는 배민클럽과 쿠팡 와우매장에서 제외했다는 것이 심사관 측의 판단이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사업활동 방해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한 경영간섭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과징금 산정과 관련된 매출액은 배민 약 7300억 원, 쿠팡 약 7100억 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심사관의 의견은 전원회의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배민과 쿠팡은 앞서 문제가 된 거래조건을 일부 자진 시정하고 상생지원 방안도 제시하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배민은 다른 배달앱보다 최소주문금액·할인혜택·메뉴가격 등을 불리하게 설정하지 않도록 한 배민클럽 선정 기준을 폐기했고, 쿠팡도 와우매장 제도와 무료배달 혜택을 연계하는 정책을 중단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공정위는 6월 두 회사의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고 원사건 심의를 통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판단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배민과 쿠팡의 최혜대우 사건에 대해 연내 결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거래조건이 변경된 만큼 본안 심의는 문제가 된 과거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데 더해 앞으로 유사한 최혜대우 요구를 어디까지 규율할지 법집행 기준을 구체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원회의가 심사관의 판단을 받아들여 위법성을 인정하면 향후 유사한 최혜대우 요구를 규율할 법집행 기준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수수료 플랫폼의 입점업체가 절감한 비용을 플랫폼별 가격이나 할인 차별화로 연결할 수 있는 경쟁 여건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원회의가 심사관 의견을 받아들이더라도 그 자체가 곧바로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입점업체가 저수수료 플랫폼에서 절감한 비용을 실제 가격이나 할인에 반영하고 소비자가 이에 반응해 이동해야 저수수료 플랫폼의 이용자와 입점업체가 늘면서 기존 사업자에도 수수료 경쟁 압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8월부터 배달·오픈마켓·숙박 등 3대 플랫폼 분야를 대상으로 입점업체 설문과 플랫폼 사업자 서면실태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11월12일까지 수수료·광고비 구조와 운영 실태, 데이터 관련 정책 등을 살펴 향후 플랫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 위원장이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독과점 구조와 경쟁 부족의 문제로 연결한 가운데 배민과 쿠팡의 최혜대우 사건에 대한 본안 판단은 기존 대형 플랫폼의 거래관행을 어디까지 규율해야 저수수료 플랫폼의 가격 경쟁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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