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고객사와 메모리반도체 장기 계약 체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중장기 수요를 선점하고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분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황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유사한 방식을 따라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D램 생산공장. <마이크론>
마이크론의 사업 방식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업황 악화 가능성에 대응해 뒤를 따라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3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6~8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과 모두 26건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메모리반도체 장기 계약은 제조사와 고객사가 가격 상한선 및 하한선을 설정한 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공급가 인상에 한계를 맞을 수 있지만 향후 가격이 떨어져도 이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어 장단점이 있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마이크론은 이러한 장기 공급계약 체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계약 건수는 약 3개월만에 10건이 늘었고 일부 협약은 2031년까지 적용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명확하게 결정된 공급계약 규모만 따져도 1500억 달러(약 204조 원)에 이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장기 계약으로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까지 확보된 계약은 예상 매출의 35% 정도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마이크론과 장기 계약을 늘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부족 문제가 2028년까지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며 2027년 생산 예정 물량의 75%가 이미 판매됐다고 밝혔다.
메로트라 CEO는 수년 뒤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 체결이 실적 및 재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공급 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일반적으로 호황기와 불황 사이클을 수년 단위로 반복해 왔다.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제조사들의 생산 투자가 늘어나 결국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강세를 보이다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서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마이크론이 이러한 사이클 효과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기 공급계약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실적과 주가 변동성을 낮추려는 전략을 쓰는 셈이다.
▲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웨이퍼 전시용 제품.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자연히 마이크론의 전략 변화에 수혜를 볼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면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처럼 반도체 단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국면에서는 마이크론이 장기 계약 때문에 대응하지 못하는 고객사 수요를 한국 경쟁사들이 끌어들이며 더 큰 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다소 엇갈린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7월 말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능력의 60~70%를 장기 계약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도 고객사들과 다양한 형태의 장기 공급계약을 설계하고 있다고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와 달리 구체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계약 건수를 늘리며 중장기 수요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한국 메모리반도체 경쟁사들도 대응 전략에 고민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마이크론이 장기 공급계약을 빠르게 선점한 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한다면 당분간 수요와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장기 계약을 맺고 수년 뒤까지 필요한 반도체를 대부분 확보하면 물량 선점 경쟁이 완화되며 호황기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해 쉽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장기 공급계약 확대 여부와 기대 성과는 10월 말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어느 정도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마이크론은 장기 계약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를 호황과 불황 사이클 구조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실제 효과가 증명된다면 주가가 재평가되는 데 기여할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단독] 삼성 초기업노조위원장 최승호 조합카드 마일리지 개인귀속 결제액 5억 이상으로 드러나, 커지는 비위 의혹](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09/20260929144032_49876.jpg)








![[인터뷰] 노바렉스 대표 권수혜 "내년 생산능력 두 배 늘린다", K건기식 수출 '퀀텀점프' 자신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609/20260929085404_237682.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