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닥 상승에도 ‘동전주(주가 1천 원 미만)’ 가운데 자력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난 종목은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기업이 주식병합을 통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결국 상장폐지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급등에도 쉽지 않았던 동전주 자력생존, 다음 관문 시총 벽은 더 높다

▲ 코스닥 시장 상승에도 ‘동전주’ 가운데 자력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난 종목은 일부에 그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부터 7일까지 ‘주가 1천 원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안내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38곳 가운데 종가가 1천 원 이상으로 올라 관리종목 지정을 피한 종목은 모비데이즈, 유니슨, 다보링크 등 11곳에 그친다. 

동전주 요건으로 첫 관리종목 지정 우려 안내가 나온 5일 이후 코스닥시장은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6일부터 14일까지 8.14% 상승했다.

그럼에도 관리종목 지정 우려 안내를 받은 기업 가운데 절반 가까이인 17곳이 최종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17곳은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천 원을 밑돌아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13일에는 CMG제약, E8, 형지글로벌, 샤페론 등 16곳이, 14일에는 인지디스플레이 1곳이 관리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만큼 이전보다 높은 주가 기준을 적용 받는다.

관리종목 지정 전에는 30거래일 동안 하루라도 종가가 1천원 이상이면 연속 미달 기록이 끊겨 지정을 피할 수 있었지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에는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천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8월 초 관리종목 지정 우려 안내를 받은 38개 종목 가운데 관리종목을 피한 11곳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17곳을 제외한 나머지 10곳은 주식병합 절차에 돌입하며 매매거래가 정지돼 아직 30번째 매매거래일 판정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5대1 또는 10대1 수준의 주식병합을 추진하고 있어 거래 재개 뒤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것으로 전망왼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 17곳 가운데 12곳도 이미 병합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주당 가격을 높임으로써 1천 원 미달 기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다만 주식병합만으로 상장 유지 부담을 모두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높이더라도 기업의 실질 가치인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아 시가총액 미달 사유에 걸리기 때문이다.

E8과 형지글로벌은 시가총액 200억 원 미달 사유에도 동시에 해당한다. 주식병합으로 동전주 기준에서 벗어나더라도 주가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가총액 기준에 걸려 다시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코스닥 급등에도 쉽지 않았던 동전주 자력생존, 다음 관문 시총 벽은 더 높다

▲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내년부터 300억 원으로 한단계 더 상향된다. 


내년 더 높아지는 시가총액 문턱도 부담이다.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현재 200억 원에서 내년부터 300억 원으로 한단계 더 상향된다.

시장에서는 상장유지 문턱을 높이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열린 중소·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은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하고 강화된 기준의 시행을 1년 동안 유예해달라고 요구했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증시 변동성과 수급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상황에 따라 안정적 실적을 내는 정상기업까지 퇴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토론회에 참석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장 상황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을 살피겠다고 하면서도 ‘다산다사’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부실기업 퇴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동전주 요건 신설 및 시가총액 요건 강화는 실적이 좋은 기업도 시장에서 외면받지 않게 하려면 더욱 적극적으로 IR 활동에 나서라는 취지”라며 “상장만 해놓고 투자자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