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크립토닷컴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거래소 출현 자체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크립토닷컴이 원화마켓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기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의 벽을 깨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7일 크립토닷컴에 따르면 29일부터 한국인 투자자를 위한 가상화폐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국내 가상화폐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크립토닷컴은 일단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코인마켓’을 시작하고, 원화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크립토닷컴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없앤 거래소를 열겠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다.

패트릭 윤 크립토닷컴코리아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자산을 글로벌 가격으로 가져와 소비자에게 제시하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없는 가격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다”고 크립토닷컴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의 시세가 해외 가상화폐거래소 시세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높은가를 뜻하는 용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해외보다 가상화폐를 비싸게 구매했다가 가격이 폭락해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거래소를 만들겠다는 포부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크립토닷컴은 ‘라이트코인’처럼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더 이상 거래하지 않는 가상화폐도 거래를 지원하고 있어 크립토닷컴의 국내 진출은 투자자들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트코인은 2011년 개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보다 빠른 처리 속도와 낮은 거래 수수료에 이더리움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때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하던 가상화폐였다.

하지만 2022년 6월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들이 라이트코인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당시 이들 거래소는 라이트코인재단이 거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선택 기능이 포함한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자금세탁행위나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고 보고 거래지원 중단을 결정했으나 크립토닷컴은 여전히 라이트코인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가상업계는 투자자들과 달리 크립토닷컴의 국내 진출이 줄 파급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비스 출범 초기부터 원화거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글로벌 네임드 거래소가 들어와 일단 코인마켓 거래소를 한다고 하면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원화마켓 거래소보다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도 “당장은 국내 5대 거래소를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크립토닷컴이 원화마켓 거래에 필요한 실명계좌를 받아야 하는데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크립토닷컴은 2016년 세워진 가상화폐거래소로 본사는 스위스에 있다.

2022년 6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가진 오케이비트를 인수하고 국내 가상화폐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전세계 가상화폐거래소의 정보를 볼 수 있는 코인마켓캡에서 4일 오후 2시40분 기준 거래대금 순으로 거래소를 살펴보면 업비트는 17위, 크립토닷컴은 27위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