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테바와 계약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비즈니스포스트>
후보물질의 개발 단계부터 해외 판매를 맡을 글로벌 제약사를 확보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데 허가받은 제품이 실제 판매로 이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해외 시장 진입을 서두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와 별개로 특정 시장과 품목을 놓고는 직접판매 체제도 강화하고 있는데 제품별로 효율적인 판로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테바와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2종의 개발·상업화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출시 제품에 이어 후속 후보물질에서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계약 대상은 중증 천식 치료제 ‘파센라’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41’과 면역질환 치료제 ‘일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44’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안전성 등이 유사한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과 규제기관 허가, 생산을 담당하고 테바는 미국·유럽·캐나다에서 판매를 맡는다. 추가 후보물질 4종에 대한 협력 옵션도 포함돼 계약에 따른 협력 대상은 최대 6종까지 늘어날 수 있다. 판매 지역을 확대할 수 있는 옵션도 마련했다.
테바는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를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안과질환 치료제 ‘오퓨비즈’의 캐나다 판매 파트너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에서 협력해 온 판매사와 후속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손잡은 셈이다.
후속 후보물질의 판매 준비를 앞당기는 계약은 올해 3월에도 있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시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엔티비오’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36’에 대한 개발·상업화 계약을 맺었다. 당시 SB36은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인 전임상 단계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 개발과 생산·공급을 맡고 산도즈는 중국·홍콩·대만·마카오·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구조다. 협력 범위는 SB36을 포함해 최대 5종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산도즈 역시 기존 판매 파트너다. 두 회사는 2023년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SB17’에 대한 북미·유럽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3월 계약은 후속 제품의 개발 초기부터 협력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넓혔다는 의미를 지닌다.
테바와 산도즈의 계약은 판매 파트너를 미리 정해 개발과 상업화 준비를 연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개발사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판매사가 보유한 현지 영업망과 시장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 허가 이후 판매 파트너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출시 준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화 불확실성을 낮추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테바와의 최대 6종, 산도즈와의 최대 5종이 모두 판매 계약이 확정된 제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개된 후보물질은 테바 계약의 SB41·SB44와 산도즈 계약의 SB36이며 나머지는 향후 협력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
김경아 사장이 추진하는 전략의 초점은 바이오시밀러의 판로를 우선 확보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판매사와 협력을 넓히는 동시에 직접판매 제품도 늘리고 있다. 파트너의 영업망을 활용하는 방식만으로 사업을 확대하지 않고 자체 상업화 역량을 함께 쌓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에피스클리를 시작으로 유럽 직접판매에 나섰다. 이후 골질환 치료제 ‘오보덴스’와 ‘엑스브릭’,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우비즈’를 더했고 올해 5월 오퓨비즈를 출시하면서 유럽 직접판매 제품을 5종으로 늘렸다.
직접판매는 외부 판매 파트너와 나누던 판매 수익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지 의료진과 거래처를 직접 접촉하면서 다음 제품을 판매할 때 활용할 영업 경험도 축적할 수 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직판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모습. <삼성바이오에피스>
영업조직 운영과 유통·마케팅 비용도 직접 부담해야 하는데 유럽의 경우 국가에 따라 공개 입찰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판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바와 산도즈의 판매 지역에 유럽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가별로 판매 방식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도 직접판매 품목과 파트너 판매 품목을 병행하면서 제품별로 상업화 경로를 달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품 허가 이후 보험 적용과 유통망 확보가 판매 확대의 중요한 조건이다. 보험약제관리기업(PBM)은 보험 적용 의약품 목록인 처방집을 관리하고 제약사와 가격을 협상해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미친다.
현지 판매망을 갖춘 제약사와 협력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가별 영업조직과 유통망을 직접 구축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판매 협력 외에도 미국 대형 PBM의 자체상표 의약품 공급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3대 PBM 가운데 2곳과 SB17의 자체상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미국 시장에서도 제품과 거래 상대에 맞춰 판매 경로를 넓히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시밀러의 판매와 수익을 함께 챙겨야 할 필요성은 신약 개발로 사업 범위를 넓히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로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항체에 항암 약물을 연결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8471억 원과 영업이익 2306억 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으로서는 기존 바이오시밀러의 판매 성과를 유지하면서 후속 제품의 출시 준비와 신약 연구개발을 함께 뒷받침해야 한다.
직접판매를 통해 확보하는 수익과 글로벌 파트너를 활용해 줄이는 판매 부담을 제품별로 판단하는 일이 중요해진 이유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시장과 제품에 따라 전략이 다르다”며 “유럽은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일부 시장과 제품의 직접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미국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다양한 채널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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