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전기차 수출 기업에 제공하는 세제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 경쟁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BYD 차량 사진. <연합뉴스>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완화돼 현대차와 기아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시장 판도가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수출세 환급 정책 축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전기차를 수출하는 자국 기업에 공급가의 약 13%를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중국산 차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이미 배터리와 태양광 제품에도 유사한 수출세 환급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는데 전기차도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투자기관 CLSA의 샤오펑 연구원은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현재 평균 약 10%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며 “세금 환급이 사라진다면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거나 적자를 보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해외 수출을 늘리며 활로를 찾았다. 정부의 세제혜택 제도도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세금 환급이 중단돼 해외 수출로도 이익을 낼 수 없게 된다면 다수의 전기차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사실상 어려워지며 위기에 놓일 공산이 크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해석을 전했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가 정부 지원을 받아 낮은 가격에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고 45%에 이르는 수입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러한 지원 제도를 축소하고 유럽연합과 협상을 이어간다면 관세 인하나 면제 등 우호적 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른 시일에 중국을 방문해 무역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동차 산업도 주요 의제에 포함되는 만큼 중국 정부가 전기차 수출에 세제혜택 축소를 협상카드로 앞세워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 프랑스 파리모터쇼에 마련된 중국 BYD 전시장 사진. < BYD >
세제혜택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태양광 제품 수출은 정부의 세금 환급 제도가 폐지된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배터리 역시 환급이 축소된 뒤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가 수요를 대체하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13만1032대를 판매했다고 8월 발표했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25년 하반기 판매량 9만2365대를 크게 뛰어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수출 감소는 한국 기업들에 기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 축소는 오히려 더 치열한 경쟁 구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수익성이 부진한 기업들이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하고 BYD와 같은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BYD나 지리자동차처럼 첨단 기술과 공격적 마케팅 역량, 대규모 판매망을 구축한 업체들은 판매가를 높이면서도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수시장의 경쟁 완화에 힘입어 상위 제조사들이 세제 지원 축소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고 성장에 한층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의 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이미 구조조정 및 재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위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뚜렷하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전기차 수출을 억제한다면 과잉 생산 문제가 완화되고 산업 재편이 빨라질 수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